[더팩트ㅣ정인지·이윤경 기자] 이화여자대학교에 난입해 집회를 방해하고 폭행하는 등 난동을 피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등 극우 세력을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작 학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학생 안전 대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당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는 정문을 가로막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넘어 탄핵 찬성 집회 중인 학생들을 조롱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여학생의 멱살을 잡고, "나 사랑하냐" 등 성희롱적 발언도 하는 등 폭력까지 발생했다. 학생들이 들고 있던 팻말을 찢어 입 속으로 넣는 영상은 극우 유튜버의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틀 뒤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화여대 폭력 난입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그들이 원했던 건 표현의 자유가 아닌 폭력의 자유였다"며 학교 측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한 학생은 "처음으로 비속어와 인격 모독, 외모 비하, 성희롱, 폭력 위협을 당했다"며 "커다란 덩치의 남성 유튜버들이 팻말을 빼앗고 얼굴을 촬영하고 욕설하며 저를 협박했다. 그런데도 학교와 경찰은 유튜버들을 외부로 쫓아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학생들의 집회를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학교에 난입한 유튜버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안정권 벨라도 대표, 유튜브 채널 '프리덤라이더' 운영자를 집시법 위반과 폭행,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107개 단체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극우 세력의 이화여대 난입 및 폭력 사태에 대해 즉각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반지만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안전은 그 어디에서도 보장되지 못했고 목소리는 짓밟혔다"며 "학교 본부는 아직도 이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고 경찰의 처벌 계획은 부재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학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수사 의뢰나 안전 대책 마련 등 대응 방안도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집회 당시 상황을 두고도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오전 8시부터 외부인 통행을 제한하면서 신원이 확인된 경우만 교내 입장을 허용했다. 상시 개방하던 문을 차단하고 추가 경비 인력과 더불어 교직원들까지 동원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현재로서 특별히 추가적인 집회 계획이 없어서 (추후 대응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소통 창구를 통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의견을 전달한 걸로 안다"면서도 "학교는 그날 외부인 출입 통제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학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미온적 태도를 문제 삼으며 교수평의회와 소통하고 있다. 교수들과 논의 이후 학교 측 입장 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학교가 당일 통제를 하지 못한 측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외부인 난입에 향후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 등 학교 측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