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유력 여권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 시장이 지난해 12·3 계엄 사태 이후 민생·규제 철폐 등과 같은 성장 이슈를 선점해 온 만큼, 대권 행보에 경제를 화두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에서 ‘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KOGA·KOrea Growth Again)를 경제 비전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경제 성장률 5%를 목표로 하는 비전을 담았다.
특히 제로 성장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의 도약을 위해 기업 중심 경제와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의 장기성장률은 5년마다 1%씩 하락하고 있다"라며 "미·중 패권전쟁과 미국 중심주의 등으로 급변하는 대외상황과 기술변화로 대한민국 경제가 변곡점을 맞았지만, 상속세 등 불합리한 세금, 글로벌 100대 유니콘·스타트업들도 사업이 제한될 수 있는 높은 규제 장벽 때문에 성장이 가로막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첨단산업 R&D 등 과감한 산업정책 △ 적극적인 재정투자 금융 활성화 △세금·노동·규제개혁을 통해 경상성장률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강조했다.
오후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오 시장은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청계재단에서 이 전 대통령과 약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대통령 역시 오 시장의 규제개혁과 성장 등 경제를 화두로 한 대권 행보를 지지하는 등 힘을 실어줬다.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를 언급하며 "제목을 잘 썼다"며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게 성장인데, 의제를 잘 잡았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두 사람은 정치적 혼란과 경기 침체로 어려운 현 시기에 규제를 풀어 기업을 살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처럼 오 시장은 최근 경제 행보에 주력하고있다. 여야 대권주자들이 뛰어든 상속세 개편 논쟁과 관련해 △자녀공제액 인상·손자녀 공제 신설 △중산층 상속세 부담 면제 △육아교육 비용 증여 공제 신설 등을 해법으로 제안했다. 이외에도 △기업성장 부총리 신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차별 폐지 △어린이 시드머니 펀드·적금 등 여러 경제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달 중순 발간 예정인 저서 '다시 성장이다'에도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주로 담길 예정이다. 이 책에는 오 시장이 서울시정을 통해 강조해 온 5대 동행을 핵심으로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할 철학과 비전을 중요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는 오 시장이 '다시 성장이다'를 집필한 배경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은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에 빠져 있다"며 "국민은 정치의 미래를 걱정하고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과 기술이 과연 등장해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 지도 염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로도 오 시장은 경제 정책에 주력한 대권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이후로 오 시장이 하루도 빠짐없이 비상경제회의를 했다"라며 "중앙 정부의 리더십이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1000만 서울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민생 경제를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의지들이 연속성 있게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경제 성장을 메인 아젠다로 가져가면서, 더 발전된 경제 정책을 계속해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