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파이보에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영어교육용 AI(인공지능) 로봇 '파이보'를 작동시키자 팔, 다리를 움직이며 눈의 파란 불을 켜고 말했다. '파이보'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써큘러스에서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영어 회화를 포함한 일상적 대화부터, 영어학습, 노래하고 춤추기 등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6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어린이 영어교육 전용 소프트웨어 탑재한 AI로봇 '파이보'를 일부 학생들을 선정해 보급했다. 구는 지난 6일 관내 초등학생 1~6학년 30명을 선정했으며, 선정된 학생들은 올 한 해 동안 '파이보'와 태블릿 PC를 제공받아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송파구 마천청소년센터에서는 '파이보' 활용법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에는 10명의 아이들과 학부모가 참여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파이보' 작동법과 함께 '파이보'와 태블릿을 활용한 영어학습을 하는 법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기모드 상태에서 "파이보"라고 부르면 AI로봇 '파이보'가 목소리를 인식한다. '띠링' 소리와 함께 가슴에 있는 디스플레이가 하트에서 모래시계로 모양이 바뀌면 대화를 건낼 수 있다. 이후 '파이보'가 음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응답을 고민, 사용자의 대화를 인식해 알맞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파이보는 한국어, 영어 모두 대화가 가능하다.
영어 회화는 '파이보'를 통해 할 수 있지만, 회화를 제외한 교육 프로그램은 지급된 태블릿PC의 앱을 통해 할 수 있었다. 앱에는 영어단어 받아쓰기뿐만 아니라 인지학습 등 10여 가지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다.
특히, '파이보'는 교육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 돌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실제 '파이보'를 이용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정서 돌봄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남천초등학교 4학년 김서현 양은 "'파이보'랑 노는 게 좋았다"며 "신기해서 자주 사용했다. '파이보'한테 날씨를 물어보면 잘 알려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1학년 그리고 7살의 자녀를 둔 양다애(34) 씨는 "집에서 아이들이 일주일 정도 '파이보'를 사용했는데, 학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양 씨는 "'파이보'가 걸어 다니기도 하고 춤도 추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친구'처럼 느끼고 '파이보'를 안아주기도 한다. 교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상호작용 속도 등 한계점도 분명했다.
양 씨는 "물어보는 것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대답해 만족스러웠지만, 로딩 시간이 조금 길다 보니 일상적 대화를 하는데 답답함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송례초등학교 2학년 박시원 군도 "'파이보'가 귀여웠지만, 말이 잘 안 통한다"며 "(파이보가) 너무 말을 안 들어 적게 사용했다. 말이 잘 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파구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최첨단 기술을 통한 교육 환경을 제공, 아동기 정서적 돌봄과 양질의 영어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교육복지 질을 높이고자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에 공모, 지원금 총 3억원을 확보했다.
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로봇과 소통하며 따뜻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돌봄을 주력으로 추진한 사업"이라며 "영어학습 능력을 키우도록 태블릿PC를 도입했으며, 생성형 AI를 소개해 실제 체험해보는 기회도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은 테스트베드 실증사업으로, 외부재원을 활용해 자리와 인원 마련해 테스트해보는 시범사업 개념"이라며 "올해 연말까지인 사업기간 동안 실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지속적인 기능 개선을 통해 사용 만족도를 향상 시킬 계획이다. 사업 종료 이후 해당 서비스의 기술적인 완성도 및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검토해서 지속 운영 여부 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