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성은·정인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인 25일 헌법재판소 인근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탄핵 무효"를 외쳤다. 탄핵에 찬성하는 1인 시위자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 간 충돌도 있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인근에서는 곳곳에서 탄핵 반대 집회 및 시위가 열렸다. 분위기가 고조되며 작은 충돌이 일어났다. 안국역 4번출구 앞에서 탄핵 찬성 1인 시위 중이던 박모(18) 씨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둘러싸고 말싸움 끝에 밀쳤다. 경찰이 즉각 제지하며 추가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 씨는 "'굥산당 아웃'이란 피켓을 들고 있었는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와서 '공산당으로 가라'고 했다"며 "성조기를 들고 있길래 '미국으로 가라'고 응수했더니 다가와 밀쳤다"고 설명했다.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는 오후 1시께부터 자유통일당과 엄마부대가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1000명이 운집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헌법대로 탄핵무효", "명분실종 탄핵무효"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모자, 목도리 등 빨간색 소품을 착용하거나 빨간색 점퍼를 입었다. 옷에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CCP(중국공산당) OUT'이라 적힌 배지를 단 사람들도 있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얼굴에 엑스(X)자를 그리고 "북으로 가라"거나 "좌빨 정치판사"라고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보였으나 무대에는 30대 이하 청년들 위주로 올라갔다. 한 60대 여성은 '연사자 모집'이라 적힌 종이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연설을 독려했다.
무대에 오른 한 30대 여성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너무나 귀하고 훌륭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아무도 하지 않는 계엄을 하기 위해 큰 용기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 사람 때문에 벌어진 일", "중국공산당이 배후에 있다"는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며 헌재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했다.
고등학생이라 밝힌 문모(16) 씨는 "유튜브를 통해 비상계엄의 이유를 알게 됐다"면서 "탄핵은 정당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헌재 탄핵심판도 불공정하고 편향적"이라며 "반드시 기각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을 저버린다면 국민저항권이 발동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버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임정원(23) 씨도 "우리나라를 공산화하려는 민주당의 음모,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 등에 화가 나서 여기에 나오게 됐다"며 "우리 세금으로 중국인들이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는데 사람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가 공산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60대 여성이 집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천만조직 서명'을 받고 있었다. 서명지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자유일보', '선교카드' 등이 적혀 있었다. '자유통일을 위한 자유마을 1000만 조직 신청서'를 받기도 했다. 자유마을은 전 목사가 운영하는 지역단위의 조직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하는 마지막 기일인 만큼 경찰 경비가 강화됐다. 이날 헌재 인근에는 경찰 기동대 64개 부대 약 3800명이 배치됐다. 이는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처음으로 출석한 지난달 21일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경찰버스도 약 190대가 배치돼 헌재 쪽 시야를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