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난무' 인권위, '폭언 방지 안건' 결론 못내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5.02.25 10:50 / 수정: 2025.02.25 10:50
김용원 "앞으로 '버릇이 안 계신다'고 하겠다" 비아냥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24일 전원위를 열었으나 폭력적 언동 방지 안건을 논의하지 못했다. 사진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배정한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24일 전원위를 열었으나 '폭력적 언동 방지 안건'을 논의하지 못했다. 사진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이 촉발한 인권위원의 폭언을 방지하는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전원위)에 상정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25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전날 제3차 전원위를 열고 '폭력적인 언동에 의한 인권위원의 독립성 침해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의 건'(폭언 방지 안건)을 상정했으나 시간상의 이유로 논의하지 못했다.

폭언 방지 안건은 이날 상정된 6개 안건 중 가장 마지막 안건이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오늘 상정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강한 반발에 비공개 안건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폭언 방지 안건은 김용원 상임위원이 지난해부터 다른 위원들을 향해 "버르장머리 없다", "무식하다", "천방지축", "입 닥치라" 등 인신공격성 단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안 위원장에게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으로, 소라미 위원이 대표발의하고 남규선·원민경 위원이 공동발의했다.

당초 지난 10일 전원위에서 논의하려했으나 시간상의 이유로 재상정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전원위에서는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일방 주장 안건'(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 일방 주장 안건은 김 위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계엄은 고도의 정치적·군사적 통치행위"라는 등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남 위원은 "오늘 전원위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폭력적 언동 방지 안건을 '차기'가 아닌 '추후' 전원위에 재상정하겠다고 이전 회의 결과를 수정했다"며 "왜 이렇게 바꿨는지 모르겠다. 오늘 상정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어 "위원들이 (폭언 방지 안건을)제출한 이유는 폭언으로 인권위원의 독립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 안건을 누락시키겠다는 건 인권위원의 독립성을 가볍게 여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이 "다음에 하면 안 되겠냐"고 했지만 남 위원은 앞서 김 위원이 제출했던 '윤석열 대통령 일방 주장 안건'을 언급하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 위원은 "전원위와 상임위에서 누가 폭력적 행위로 의사진행을 방해하고 나아가서 범죄 행위 수준의 공무집행방해를 했는지는 위원들이 잘 아실 것"이라며 "제가 그런 상황에 대해 인내하고 인내하다 한 한마디의 말을 가지고 거두절미하고 폭언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버릇이 없다'고 하지 않고 '버릇이 안 계신 것 같다'고 하겠다. '무식하다'고 하지 않고 '유식하지 않으십니다'라고 하겠다"고 비꼬았다.

인권위는 추후 전원위에 폭언 방지 안건을 재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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