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오승혁 기자] "5만원짜리 생화 꽃다발이 하도 안 팔려서 2만5000원까지 가격을 낮췄어요. 장미 한 송이를 더 넣어 풍성하게 만들어준다고 해도 반응이 없네요."
2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앞에서 만난 60대 상인 임모 씨는 쌓여 있는 꽃다발들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졸업식 시즌을 맞았지만 경기 불황과 급등한 꽃 가격으로 시민들이 지갑 열기를 망설이고 있다. 꽃다발 대신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등 졸업식 선물 문화도 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장미 평균가격은 1만8141원, 프리지아 평균가격은 2976원이다. 지난 2021년 같은 시기 장미 8488원, 프리지아 1484원에 비해 4년 새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또 다른 상인 30대 전모 씨는 "비누꽃, 조화, 생화까지 다양하게 준비하고 1만원부터 5만원까지 가격대도 다양하게 구성했다"며 "새벽에 공수한 생화로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몇 년 새 꽃값이 너무 올라 힘들다"고 말했다.
한 대학생은 "졸업하는 친한 과 선배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양재동 화훼단지 같은 곳에서 꽃다발을 싸게 사오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막상 학교 앞에서 파는 것들과 그렇게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꽃다발이 아닌 다른 선물을 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날 숭실대 졸업식에서 만난 또 다른 대학생은 "꽃다발은 사진 찍을 때 기분 내기 위해 하나만 사서 여럿이 사용한다"며 "흡연하는 선배한테는 고급 라이터를 주고 단 것을 좋아하는 선배한테는 케이크를 선물하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축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