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대학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으로 몸살을 잃고 있다. 극우 유튜버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교내에 몰려들고, 탄핵 반대 포스터까지 몰래 부착하면서 오는 3월 개강을 앞두고 외부인들의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고려대인들'은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교내 정문 앞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진행한다. 당초 교내 민주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정문 앞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벨라도'라는 영상 플랫폼을 운영 중인 극우 유튜버는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외부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앞서 연세대에서는 지난 10일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대학가에서 진행된 첫 탄핵 반대 움직임이었다. 일부 서울대 학생들도 지난 17일 교내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했다.
나머지 주요 대학들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확산하고 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 숭실대에서도 탄핵 반대 서명을 받으며 시국선언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경북대가 지난 18일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했다. '민주화의 상징'인 광주 전남대와 광주대, 조선대에서도 시국선언이 예고됐다.
다만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받고 있는 서명운동에는 이름과 학번 두 자리, 단과대 및 전공, 전화번호만 기재하도록 돼있어 재학생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탄핵 찬성 집회 측과의 충돌 우려에 학생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와 서울대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시국선언 당시 탄핵 찬성 집회 측과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다. 양측은 고성과 욕설을 주고 받았다. 서로의 집회를 방해한다며 몸싸움을 벌이고 경찰에 지속적으로 항의했다.
이날 오후 3시 고려대 민주광장에서는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맞서 '고려대 행동'의 탄핵 찬성 집회도 개최되면서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교내 캠퍼스에 몰래 진입해 탄핵 반대 포스터를 부착했다. 지난 12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20대 남성 2명은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교내 게시판과 출입문 등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대통령 탄핵+중국 속국화' 등 포스터를 붙였다.
전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이자 중국대사관 앞에서 멸공페스티벌을 개최 중인 김정식 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전교에 도배된 수준으로 엄청 많은 사진을 받았다"며 "유쾌한 청년들의 자발적인 행동 언제나 응원한다. 포스터 도안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적었다. 동덕여대에 탄핵 반대 포스터가 붙은 인증 사진도 포함됐다.
이 같은 사실이 동덕여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공유되면서 개강을 앞둔 학생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왜 교내에 재학생도 못 붙이는 포스터를 붙이냐. 학교는 제지하지 않았냐"면서 "방학까지 했는데 굳이 찾아오는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answer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