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사죄 못 받고…길원옥 할머니 추모 '눈물의 수요시위'
  • 이다빈 기자
  • 입력: 2025.02.19 16:02 / 수정: 2025.02.19 23:01
길원옥 할머니 추모 수요시위에 시민들 발길
"할머니 바람 못 이뤄드려 죄송…뜻 이을 것"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688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지난 16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위한 추모제도 진행됐다. /이다빈 기자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688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지난 16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위한 추모제도 진행됐다. /이다빈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수요시위)'가 지난 16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위한 추모제 형식으로 열렸다. 시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길 할머니의 뜻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제1688차 수요시위를 열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길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며 15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저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나비 모양 배지를 가방과 모자, 외투 등에 부착한 채였다.

이들은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길 할머니를 애도했다. 길 할머니의 활동을 돌아보는 추모 공연과 묵념 후 헌화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일부는 길 할머니의 별세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영정사진을 지켜보며 고개를 숙였다. 추모식 이후에는 '공식 사죄. 법적 배상', '할머니의 의지를 대학생이 이어가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길 할머니의 길을 따라 반전평화와 인권이 지켜지는 세상 만들자" 등 구호를 외쳤다.

수녀 김세연(47) 씨는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내며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할머니가 온 삶을 바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려주셨는데, 왜곡된 역사도 바로 잡지 못하고 법적인 사과나 배상을 못 이뤄드려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앞으로도 할머니를 기억하면서 정의가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이 자리에서 계속 연대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생 강태성(25) 씨는 "어렵게 용기 내 피해 사실을 증언해주시고 여성 운동가로서 활동해오신 길 할머니를 더 이상 보지 못 한다는 것이 안타깝고, 공식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하고 결국 돌아가시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면서 "이제 남아 있는 생존자 할머니들이 연세가 많아 걱정이지만, 모두 살아계시는 동안이나 그 이후에라도 반드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 할머니는 지난 16일 향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길 할머니는 1998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이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히 활동해왔다. 길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7명으로 줄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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