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돌봄 로봇' '어르신판 나는 솔로'…자치구 시니어사업 진화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02.17 00:00 / 수정: 2025.02.17 00:00
자치구, 앞 다퉈 시니어 사업에 심혈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최대 규모 공급"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시니어올림픽에 참석해 기념 시타를 하고 있다./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시니어올림픽'에 참석해 기념 시타를 하고 있다./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각 자치구가 시니어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지난해 서울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19.41%를 기록했다. 서울시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 사회, 20% 이상은 초고령 사회라고 구분했다.

서울의 노인 인구 비중은 △2022년 17.58% △2023년 18.46%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 25개구 자치구 중에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자치구는 전체 25개 구 가운데 10개 구를 차지했다. △종로구(21.38%) △중구(21.91%) △동대문구(20.46%) △중랑구(21.96%) △강북구(25.12%) △도봉구(24.45%) △노원구(20.45%) △은평구(21.22%) △구로구(21.13%) △금천구(20.89%) 등이다. 초고령사회에 근접한 자치구 역시 10개 구에 달했다.

노인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종로구는 노년 정서 케어에 집중했다. 종로구는 지난해 10월 운현궁에서 '어르신판 나는 솔로'인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를 주최했다. 홀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행사로, 남녀 34명이 참여해 총 6커플이 성사됐다. 노년기 외로움이 우울증, 치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치구가 노인들의 소통과 공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종로구는 올해 두 차례 굿 라이프 챌린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원구 역시 독거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구는 2023년 전국 최초로 자치구가 직영하는 '노원어르신상담센터'를 열어, 노인의 자살·우울·성 문제 등 노년 세대가 겪는 다양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상담해왔다. 미술심리 치료, 원예치료, 웰다잉, 불면증 치료, 심리극을 통한 집단상담 등 다양한 주제와 매체를 통해 어르신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

지난해 박일하 구청장과 어르신이 AI 돌봄로봇 효돌이를 작동시키고 있다/동작구 제공
지난해 박일하 구청장과 어르신이 AI 돌봄로봇 '효돌이'를 작동시키고 있다/동작구 제공

동작구는 취약 어르신 돌봄을 위해 AI 돌봄로봇 '효돌이'를 보급하고 있다. 심리·정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반려로봇을 통해 △안부 확인 △건강 관리 △정서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포구 '효도 밥상'은 75세 이상 어르신에게 하루 한끼 영양 잡힌 식사를 제공하면서 건강 체크, 법률, 세무 상담도 연계해 주는 원스톱 노인복지 사업이다. 2023년 효도밥상 급식 기관 6개로 시작한 마포구의 효도밥상 사업은 현재 52개 급식 기관으로 확대되면서 1800명의 독거 어르신이 이용하고 있다. 구는 올해 연말까지 100개 급식 기관으로 확대해 1일 4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노년층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도 다양하다. 양천구는 지난해 성인용 보행 보조 기구인 '실버카'를 저소득 어르신 50여명에게 지원했다. 성인용 보행기는 비싼 가격 때문에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은 복지용구 급여로 성인용 보행기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거동이 불편해도 등급 인정을 받지 못한 '등급 외 판정자'는 복지용구 지원혜택이 없어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서울 종로구는 2023년부터 '어르신 돌봄카'를 운행해 교통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거주하는 어르신에게 이동 편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치구 특색을 살린 중장년 일자리 사업도 있다. 대법원과 대검찰청 등 법조타운이 형성된 서초구는 2023년부터 중장년 법률사무 인턴십 취업 지원 사업으로 ‘서리풀 리걸 서포터즈'를 선정해왔다. 서초구에서 만 58세 미만의 구민을 대상으로 법률 사무 분야의 전문 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 중장년 퇴직자에게 법률사무원 양성교육을 제공하고, 로펌에 최대 6개월간 인턴으로 참여해 취업에 연계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올해 '어르신 일자리'를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령자의 생활 안정과 사회참여를 돕기 위해 올해 어르신 일자리 예산 2728억원 중 약 70%를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일자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수덕 서울시 돌봄고독정책관은 "건강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9만5000여개, 역대 최대 규모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어 공급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 생활에 보탬이 되고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돕는 양질의 일자리를 꾸준히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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