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해당 지역 내 아파트 300여곳 중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14곳만 '핀셋 지정' 방식으로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는 2027년까지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 지역 59곳도 순차적으로 규제 해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12일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다. 조정안은 13일 공고 후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토지거래허가제'는개발(예정)지 및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일정 규모 이상 주택·상가·토지 등 거래시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인 매매만 허용하며 임대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는 힘들다.
◆신속통합기획 6곳도 즉시 해제…2027년까지 59곳 순차 해제
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동(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즉시 해제한다. 다만 안전 진단이 통과된 재건축 아파트 14곳(1.36㎢)은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매수 대기 유입 등 투기 과열 가능성이 있어 지정을 현행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123곳 중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 설립 인가까지 끝낸 6곳에 대해서도 즉시 지정을 해제한다. 이번 해제를 시작으로 조합 설립 인가 여부에 따라 2027년까지 총59곳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광범위하게 지정되거나 이미 개발이 완료된 아파트에 대해서도 매년 재지정을 거듭하다 보니 거주 이전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규제완화 이유를 설명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연장할 때마다 실효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판단하기 위해 지난해 연구 용역을 썼다"며 "공청회도 한 두차례 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면 초기에는 상당히 도움됐지만, 장기화가 되면서 생활 불편은 많아지고 정상적 부동산 거래를 억압했다. 실질적 가격 효과는 2~3년이면 사라진다 판단했고, 규제를 지속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압·여·목·성', 재건축 이슈 아파트는 제외…광범위→핀셋 지정
다만, 시는 압구정·여의도 등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지역은 규제 지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이 구체화 된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지역 재건축 아파트 14곳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구역 △공공재개발 34곳 및 투기과열지구(강남 3구, 용산구) 내 신속통합기획(재건축, 재개발) 14곳 등은 현행과 같이 유지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등 투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해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조 본부장은 "'국제교류복합지구'도 논란 지역인데, 재건축 이슈가 없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돼 있어 타지역과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불합리하고 과도하게 묶인 지역을 이번에 조정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지역은 논란이 있어 제외하기로 했다"며 "잠실 5단지나 은마 아파트 등 재건축 논의되는 곳도 해제했을 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통해 지역단위로 '광범위'하게 지정했던 허가구역을 '핀셋(선별)' 지정으로 전환했다. 시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또 해제 기준과 시기 또한 조합원 권리관계가 확정되거나 조합이 구성돼 안정적인 정비사업에 진입한 '조합설립인가'로 확립했다.
앞으로 정비구역이 지정되고 조합설립 인가까지 마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가능해진다. 그동안 미진했던 많은 재건축,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향후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본부장은 "앞으로 부동산시장 안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투기 등 부동산시장 투기행위 발생 시엔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