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직장인 3명 중 1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시민단체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11일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현황을 물었다고 9일 밝혔다.
괴롭힘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23.5%)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당 지시(19.6%)와 △폭행·폭언(19.1%) 순이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비정규직(41.3%)이 정규직(32.3%)보다, 비사무직(39.4%)이 사무직(32.3%)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에 제보한 A 씨는 "지병이 악화해 병가를 썼더니 퇴사를 종용받았다"며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상사가)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털어놨다.
괴롭힘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비율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 중 54%가 그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응답률(46.6%)보다 7.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 중 22.8%는 '극단적 선택 등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는 전년 대비 7.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어도 절반가량의 직장인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 중 51.3%는 '참거나 모른 척했다'고 답했으며, 23.7%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회사나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2.8%,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직장갑질119 김유경 노무사는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인권 침해이자 안전하게 일할 권리 박탈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 방향 모색과 더불어 일터 민주주의 회복 관점에서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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