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선전포고' 오세훈…부동산 시장 혼란 우려도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02.07 00:00 / 수정: 2025.02.07 00:00
서울시 '규제 철폐' 연일 속도전…주로 부동산
"오 시장 대선 출마시 부동산 정책 혼란 가중"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신년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 신년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가 올해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한 달만에 12개의 규제철폐안을 내놓는 등 속도전에 돌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기 대선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규제철폐 강공 드라이브가 오히려 부동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규제철폐 개별 안건을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규제철폐 전문가 심의위원회가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닻을 올렸다. 즉각적인 철폐가 어렵거나, 이견이 있는 안건을 심의하고 규제철폐 필요성과 영향 등을 분석해 종합적인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전 직원에게 '규제철폐 DNA'를 심는다는 각오로 행정행태 개선 등을 통한 규제철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신년을 맞아 규제철폐를 올해 시정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발표한 규제철폐안 대다수는 부동산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업·준주거지역 내 주거시설 확대 △정비사업 인허가 기간 단축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 완화 등이다.

서울시의회 역시 시의 운영 방향에 맞춰 지난 5일 '규제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입법적·행정적 지원 의사를 밝혔다. 김종길 서울시의회 의원은 "규제철폐를 위해서는 서울시의회의 조례 개정 및 폐지 등의 입법조치가 필수적이며, 서울시의회가 ‘규제개혁’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규제철폐 전문가 심의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규제철폐 전문가 심의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울시

다만 시의회 내부에서는 오 시장의 규제철폐 속도전이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 시장이 서울시의회와 협의 없이 규제철폐안을 속속 발표하면서다. 시의 규제철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울시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2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계획이든 어떤 것이든 다 조례로 규제하고 있는 게 분명히 있을 텐데 의회에 한마디 말도 안 하고 먼저 그렇게 발표하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늘 규제를 풀어 달라고 할 때 막고 안 된다고 했던 서울시가 아니냐"라며 "여태까지 그렇게 안 된다고 하더니 마음이 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조기 대선의 여권 유력 대권 후보로 점쳐지면서 시의 규제철폐 속도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철폐 정책에 대한 오 시장의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 있는 데다, 동력을 잃어 정책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박유진 서울시의회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규제철폐안을 통해 이슈몰이를 하고자 하는 거라면 진정성을 의심 받을 것"이라며 "규체철폐안은 모든 선출직 공직자가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과제이자 의무인 만큼, 대선이 아닌 서울시정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역대 시장 모두 본인의 정책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확 바뀌었다"라며 "만일 오 시장이 대선에 나가게 된다면, 규제철폐안 속도전으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고, 부동산 정책 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속도에 따라 조기 대선 시기는 장미대선(5~6월)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조기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상황을 봐서 명확하게 답변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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