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만원 실화?…집 문제 풀리니 2세 꿈 생긴다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01.25 00:00 / 수정: 2025.01.25 00:00
서울 도심 한복판 '만원주택' 화제
동작구 "청년·신혼부부 지원에 집중"
지난 22일 동작구 만원주택을 방문한 박일하 동작구청장과 새로 입주한 신혼부부./설상미 기자
지난 22일 동작구 만원주택을 방문한 박일하 동작구청장과 새로 입주한 신혼부부./설상미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로또라 생각한다. 인생의 큰 운을 썼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 동작구 '만원주택'에 보금자리를 꾸민 신혼부부 심영진(37) 씨와 김병훈(37) 씨. 결혼 5년 차에 들어선 두 사람은 만원주택으로 주거비를 대폭 줄이면서 자녀 계획도 새로 세웠다. 부부가 당첨된 만원주택은 12평(방 3개, 화장실 1)으로, 노량진역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전세 2억1100만 원의 주택을 최소 2년 간 월세 1만 원에 살 수 있다.

지난해 동작구 만원주택에 당첨된 부부 7쌍이 내달까지 입주를 마친다.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인 19~39세 무주택 (예비)신혼부부들이 선정됐다. 이들이 뚫은 경쟁률은 14대 1. 임대 보증금은 전세금 5%에 준하는 1190만~1600만 원이다. 월 임대료는 커피 두 잔에 준하는 단돈 만 원으로, 최대 4년까지 살 수 있다. 서울 내 주택 평균 월세가 100만원 선을 넘긴 데다, 만원주택으로 선정된 주택 전세가 2~3억에 달하는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로또'와 다름 없다.

동작구가 추진했던 청년 만원주택을 이은 '만원주택 2탄'으로, 대상을 청년에서 신혼부부로 확대했다. 노량진동·상도동·흑석동·사당동 등 동작구 내 민간 주택 7곳(연립주택·다세대주택)으로, 구가 협의해 마련했다. 구와 임대인이 전세 계약을 맺고, 입주자로 선정된 신혼부부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구 관계자는 "청년 만원주택은 공영주차장 부지에 복합시설을 신축했고, 이번 신혼부부 주택은 전세 매물 나온 걸 구에서 확인해 계약을 먼저 맺은 후 선정된 입주자들에게 다시 임대해주는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작구 만원주택 7세대 현황. 집 규모는 28~64㎡로, 다양하다. 방은 보통 2~3개다./동작구
동작구 만원주택 7세대 현황. 집 규모는 28~64㎡로, 다양하다. 방은 보통 2~3개다./동작구

파격적 주거 지원에 전문가들의 평가는 분분하다. 19억원의 보증금이 세금으로 채워지면서 '단발성 정책'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과 저출생 사회에 신혼부부를 위한 파격적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붙으면서다. 만원주택의 경우 동작구 출자기관인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의 수익금 지정 기탁금을 활용해 월 임대료 차액을 지원 받는다. 18억8650만 원의 보증금은 동작구에 편성된 세금으로 충당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자체가 전체를 다 지원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지원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7가구라도 지원해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도움을 주는 게 맞다. 다른 자치구에서 나비 효과가 나면 출산율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7가구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몇 백 가구씩 공급할 수 있는 장기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며 "이렇게 단발적으로 하는 건 형평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좀더 심사숙고해서 시행하는 게 맞다"라고 주장했다.

구는 이후로도 청년·신혼부부 지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청년들이 도약할 수 있게 2년이든 4년이든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라며 "재정 형편이 되는 대로 올해와 내년에도 계속 만들 것이고, 청년들이 잘 살 수 있는 기반을 정부에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여러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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