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들이여 안녕…마음이 건강해지는 특별한 편의점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5.01.18 00:00 / 수정: 2025.01.18 00:00
서울 자치구 최초 서초구 '마음편의점'
QR코드 찍으면 자기 마음건강 진단 가능
전문가 상담 연계…지속적 정신건강 관리
서초구가 지난해 7월 양재동 세븐일레븐 양재역점을 마음편의점 1호점으로 지정했다. /정소양 기자
서초구가 지난해 7월 양재동 세븐일레븐 양재역점을 '마음편의점 1호점'으로 지정했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을 내걸고 시민의 마음건강에 정책 역량을 쏟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의 '마음편의점'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서초구에 따르면 구는 서울시 최초로 지난해 7월 세븐일레븐 양재역점을 '마음편의점 1호점'으로 지정했다.

'마음편의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스트레스·우울·불안 등 마음 건강 자가검진이 가능하다.

지난 15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양재동 '마음편의점 1호점'. 겉보기엔 일반 편의점과 다를 바가 없지만, 간이 테이블 위와 한쪽 벽면에는 '마음편의점' 안내와 QR코드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도 편하게 검진할 수 있도록 리플릿도 비치됐다.

이날 오후 1시께 편의점을 찾은 김동현(32) 씨는 "아무래도 고립되거나 우울한 분들은 일반 식당을 이용하기 쉽지 않고,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며 "그런 분들을 위해 편의점에 도입한 건 잘한 것 같다. 또 나도 모르는 사이 '우울감'이 찾아온 사람들이 자가진단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음편의점 1호점 곳곳에는 간이 테이블 위와 한쪽 벽면에는 마음편의점에 대한 안내와 QR코드가 곳곳에 붙어있었으며, 리플릿도 비치됐다. /정소양 기자
'마음편의점 1호점' 곳곳에는 간이 테이블 위와 한쪽 벽면에는 '마음편의점'에 대한 안내와 QR코드가 곳곳에 붙어있었으며, 리플릿도 비치됐다. /정소양 기자

마음편의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우울증과 관련된 9가지 문항에 답을 하면 자신의 '우울 점수' 결과가 나온다. 0~9점은 정상, 10~19점은 '경계성 우울증상', 20점 이상은 '우울증' 또는 심한 우울 판정을 받게 된다.

서초구 보건소에 따르면 구가 '마음편의점'을 지정한 후 자가진단을 이용한 사람은 지난 14일까지 18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58명은 '정상' 범주에 속했으나, 28명은 '고위험' 진단을 받았다.

특히 구는 자가검진 후 마음 돌봄이 필요한 구민에 대해 전문가 상담까지 연계해 지속적인 정신건강 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초구 보건소 관계자는 "개인정보에 민감한 사람들의 특성을 고려해 개인정보를 따로 수집하지 않는다"면서도 "자가검진을 통해 고위험군이 나올 경우 '서초마음건강센터' 홈페이지에 있는 '비밀상담' 게시판으로 접속해 비공개 정신건강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편의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우울증과 관련된 9가지 문항에 답을 하면 자신의 우울 점수에 대한 결과가 나온다. /서초마음건강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마음편의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우울증과 관련된 9가지 문항에 답을 하면 자신의 '우울 점수'에 대한 결과가 나온다. /'서초마음건강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구는 현재까지 '마음편의점'을 CU 1곳·세븐일레븐 5곳 등 총 6곳으로 확대했다.

이같은 세심한 배려들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서초구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자살률)는 16.7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2년 연속 서울시 자치구 중 최저 자살률 기록이다.

이 외에도 구는 자살 고위험군을 신속하게 찾아 지원하고자 매달 응급의학과 협력회의와 분기별 정신응급 대응 협의체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심리 상담과 치료를 즉각 지원하는 위기개입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 마음편의점 10곳을 추가 확대할 계획"이라며 "청년들이 자가검진을 할 수 있도록 마음건강 교육과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마음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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