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에 최선?…오세훈, 조기대선 가능성에 복잡한 속내
입력: 2025.01.08 00:00 / 수정: 2025.01.08 00:00

최근 간부회의서 "임기 완수가 시민에 도리" 발언
'조기 대선' 출마 신중론…확대 해석 안된다는 의견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속도전에 나서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상황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에 무게를 둔 듯한 발언을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은 아직 대선 출마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8일 서울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최근 열린 간부회의에서 현재로선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스스로 시장직을 내려놓고 출마할 의사는 없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은 "(제가 대선에 나가는 것이) 상수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지금으로선 시장으로서 임기를 완수하는 것이 뽑아준 분들에 대한 도리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서울시 공무원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 현 상황에선 여론조사 결과 등이 대체로 높다는 판단이 있지 않는 한 남은 (시장직) 임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흔들리지 말고 시정에만 집중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선 출마에 기울어졌던 그간의 발언과 비교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선 출마 의사 질문을 두고 "4선 서울시장 공인으로서 소중한 경험을 이제 좀 더 큰 단위의 나라에 써야 된다고 하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당시 이같은 발언을 두고 시 안팎에선 사실상 오 시장이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표결 과정에서 당론으로 찬성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헌공원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단 해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헌공원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단 해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은 임기에 충실하겠다며 대선 출마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시 안팎에선 '중도사퇴 원죄'가 있는 오세훈 시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의 요청이 있기 전까진 먼저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오세훈 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2010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무상급식 문제로 2011년 중도 퇴진한 바 있다. 오 시장 역시 이에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는 앞선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건 사실 상당히 부담이자, 유권자에 대한 도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자신이 앞서 나서기보단 자신을 필요로 할때 등판하겠다는 것이란 분석이다. 시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입장에선 (대선 출마) 마음이 있어도 선뜻 나가겠다고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여권에서의 오 시장 입지가 커지길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 시장의 발언을 확대 해석 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정치적 거취에 대한 발언이라기보단 내부 기강 잡기 차원에서 말한 취지로 보인다. 그 이상의 확대 해석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의 출마 고민이 더욱 깊어지면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자 내부에선 오 시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고 오세훈 시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가정하면, 지금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준비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라도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이제는 결단을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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