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에 행패, 노상방뇨까지…'尹 시위대'에 한남동은 난장판
입력: 2025.01.08 00:00 / 수정: 2025.01.08 00:00

주민들 "시끄러워 잠도 잘 못 자"
상인들도 가게 운영 어려움 토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지 나흘째인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 지지자들이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지 나흘째인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 지지자들이 모여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더팩트┃이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통령 관저를 둘러싸고 인근에서 찬반 집회가 연일 계속되면서 주민과 상인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남동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난달 31일부터 대규모 집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지키자'며 관저 앞으로 집결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를 점거하면서 차량과 도보 통행이 통제됐고, 한남동 일대 교통은 마비됐다.

강남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정모(30) 씨는 "도로가 통제돼 버스도 안 오고 길을 돌아와야 해서 출퇴근 시간이 길어졌다"며 "평소 20~30분이면 오는 거리인데 집회가 심할 때는 1~2시간 넘게 걸렸다"고 토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지난 3일 오전 7시에는 한남대로를 지나던 버스 기사가 "대통령 체포 집회 때문에 도로가 많이 막힌다"며 출근길 승객들을 도중 하차시켰다.

고급 주택가와 상권이 자리해 조용한 동네였던 한남동은 소음에도 시달리고 있다. 밤낮없이 진행되는 집회 소음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주민들 하소연이다.

윤모(44) 씨는 "밤새 집회를 해서 저녁 늦게까지 소음이 들리고, 새벽에 잠도 잘 못 잔다"며 "한남동이 조용한 편이라 2년 전쯤 이사를 왔는데, 앞으로도 이런 시위가 벌어지면 여기 계속 살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생 아이들도 있는데, 애들도 불안해하고 이런 환경에서 자라면 불안정할 것 같다"며 "다시 이사도 고려 중"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주민 A 씨는 "아무래도 시끄럽고 소음 문제가 크다"며 "강아지 데리고 산책을 자주 시켜야 하는데, 집회 소리가 너무 크니 평소 한적하던 동네 분위기가 달라진 걸 아는 건지 강아지가 떨면서 놀라 산책을 제대로 못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문이 없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B 씨는 "밤새 집앞에서 떠드는 소리가 나 문을 열면 지퍼를 내리고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이 있거나 새벽 내내 집앞 계단에 모르는 사람들이 앉아 있어 깜짝 놀란 적이 많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할 경우 몸으로 막겠다며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할 경우 몸으로 막겠다며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한남동 상인들도 가게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곳곳 편의점 등에는 '화장실 없음', '직원 외 출입 금지' 등의 안내문도 부착돼 있었다.

상인 C 씨는 "한남동은 오전에 산책하는 분들이 많은데, 산책할 분위기도 아니고 사람들이 잘 안 나온다"며 "단골손님들도 밖에 나오지 않고 커피든, 식사든 다 시켜 먹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미리 영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상황이 마무리가 되지 않아 직원을 써야 할지, 앞으로 시민들이 과연 한남동에 올지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인 이모(50) 씨는 "매장 앞에 주차를 하거나 노상방뇨, 흡연, 음주 등을 하면서 행패를 부려 경찰에 신고도 많이 했다"며 "가게 앞에서 담배 피우거나 술 마시면 안 된다고 하면 휴대폰으로 찍고 달려들기도 해서 일주일 내내 스트레스를 받고 트라우마처럼 쌓였다"고 분노했다.

이 씨는 "예약제로 운영하는 가게인데 예약한 손님들이 '거기 동네 시끄럽죠'라고 물으면서 미루고 있다"며 "여기 있으면서 집회하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니 화병이 난다"고 강조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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