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향하는 골목 사이 두고 찬반 대립
영장 집행 관측에 尹 지지자들 길목 막아
2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국제루터교회 앞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운집해 '부정선거 아웃(OUT), 입법 독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이다빈 기자 |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은 2일 오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지지자들은 미리부터 길목을 막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국제루터교회 앞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부정선거 아웃(OUT), 입법 독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시간이 지나 지지자들 발길이 이어지면서 오전 11시 집회 참가자는 200여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꽹과리를 치며 연신 "윤석열"을 연호했다. "이재명을 체포하라, 문재인을 처형하라" 구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유튜버들도 눈에 띄었다. 검은색 모자를 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성은 인근 건물 앞 입구에 담요를 깔고 누웠다.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는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 10여명이 모였다. ‘내란정범 국힘당을 해산하라’, ‘윤석열을 파면하고 구속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들었다. 일부는 "윤석열 잡아서 내려온다"고 외쳤다.
오전 10시30분께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공수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출발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대 혼란도 빚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관저로 향하는 골목을 막아섰다.
일부는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가 막아야 한다", "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경찰을 향해 "경찰이 안 막으면 우리는 여기서 죽을 것이다", "경찰은 모든 차를 막아라", "대통령 체포는 말도 안 된다", "육탄방어 할 것이다" 등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경찰은 골목에 선 이들에게 길이 막혔으니 안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
경찰은 이날 관저 인근 곳곳에 경력과 경찰버스를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체포영장 집행 시 집회 참가자들과 수사관, 대통령 경호처 등 간 충돌이 발생할 것을 우려, 관저로 향하는 길목마다 경력을 배치했다.
앞서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공수처가 청구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도 함께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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