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 시위대 경찰버스 앞 드러눕기도
윤 대통령을 지지자들이 대통령 관저로 향하려는 경찰버스 앞에 드러누워 경찰 통제에 항의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북새통을 이뤘다.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들은 서로 대치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서로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하며 일대는 긴장이 고조됐다.
이날 오전 10시30분 대통령 관저 앞 국제루터교회 인근 육교에서부터 지하철 한강진역 맞은편까지는 인파가 몰리면서 소란스러웠다.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은 ‘탄핵 찬성’, ‘윤석열 구속’ 구호를 외쳤다. 한 여성은 "내란수괴는 감방이다", "용산 멧돼지는 감방행"라며 소리를 질렀다.
윤 대통령 체포에 반대하는 시민 100여명도 운집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외쳤다. ‘이재명 구속’이라고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불법체포를 막아라", "대통령을 지켜라", "오늘 대통령 체포하면 다 죽는거야"라며 함성을 질렀다.
경찰은 기동대 버스 20여 대를 출동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해 찬반 시위대의 관저 앞 진입을 막았다.
찬반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로 가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각자의 구호를 외치던 이들은 급기야 서로에게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었다. 경찰이 통제해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양측은 계속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경찰은 서로에게 달려드는 시민들을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크고 작은 몸싸움도 벌어졌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은 경찰버스 앞에 드러누워 경찰 통제에 항의했다. 이에 나머지 시위대 일부도 일제히 드러누우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시민 이미영(52) 씨는 "집에 앉아 있으면 스트레스 때문에 속이 뒤집어져서, 윤석열이 수갑 차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안산에서 오전 6시부터 왔다"며 "하루빨리 탄핵을 시켜서 윤석열이 영원히 감옥에서 나올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 안양에서 왔다는 김모 씨는 "윤 대통령을 존경하고, 잘하고 있는데 얼마나 힘드시겠냐"면서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는 건데 윤 대통령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도 함께 발부됐다.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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