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보여준 진심과 용기 때문에"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 생각"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한강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대해 "그렇게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작가 한강이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는 모습. /스톡홀름=AP.뉴시스 |
[더팩트ㅣ임영무 기자]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한강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 대해 "그렇게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 작가는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현지 번역가 유키코 듀크는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출국해야 했으니 얼마나 끔찍했느냐" 질문했다.
이에 한 작가는 비상계엄 사태 이틀 만인 지난 5일 출국해 "이후 상황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번 일로 시민들이 보여준 진심과 용기 때문에 감동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강은 "이 상황이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며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 청중 대부분이 스웨덴인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신념과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작가는 여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윤 대통령 퇴진 집회와 관련해 "광주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제 또래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시위 현장에) 많이 가셨다"며 "그대로 두면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지 알기에 모두가 걱정과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본인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젊은 세대 분들에게 광주로 가는 진입로 역할을 조금은 해줬을 순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과장"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시위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제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의 사진을 보긴 했다"며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한강은 '소년이 온다'의 시작점이 된, 그가 아버지의 서재에서 처음 본 1980년 5월의 광주를 담은 사진첩을 다시 언급하면서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며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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