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촛불집회, 주최 측 추산 3만명 참석
국민의힘 당사까지 거리행진도…"해체해"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9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다빈 인턴기자 |
[더팩트|오승혁 기자, 이동현·이다빈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 촛불이 9일에도 국회 앞을 밝혔다. 시민들은 유명 K팝 음악에 맞춰 '탄핵' 응원봉을 흔들고 국민체조를 하며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평일 저녁 0도의 차가운 날씨에도 퇴근길 시민들 발걸음이 늘면서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이 모였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이날부터 매일 오후 열린다.
집회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구호를 외쳤다. "내란동조 국민의힘은 해체하라"며 지난 7일 표결에 불참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폐기시킨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규탄하는 함성도 질렀다.
LED 촛불을 든 시민들은 "윤석열은 퇴진하라, 내란범을 퇴진하라" 박자에 맞춰 다 같이 일어나 국민체조도 했다. 3만 개의 촛불은 '퇴진. 윤석열 퇴진' 구호에 맞춰 좌우로 흔들렸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지오디의 '촛불 하나', 에스파의 '위플래쉬' 등 유명 K팝 음악을 따라부르거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집회에는 10~20대 참가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들은 NCT와 트와이스, 샤이니 등 아이돌그룹 응원봉을 들고나왔다. 응원봉에는 '탄핵', '퇴진' 등 문구도 써 붙였다. 빨강과 파랑, 노랑 등 LED 응원봉까지 등장해 거리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였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9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동현 인턴기자 |
김유아(21) 씨는 "트위터에 '응원봉연대'라고 있는데 시위에 많이 들고 참여해달라고 해서 갖고 나오게 됐다"며 "응원봉에 탄핵이라 붙이면 피켓을 손에 안 들어도 되고 편해서 직접 만들었다"고 전했다. 유서현(21) 씨도 "이번 집회에 2030 여성들이 많이 나와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남성들도 나와서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송은빈(18) 양은 "사람들이 응원봉을 많이 들고나와서 어제 직접 만들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짓을 못 봐주겠다.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학교 끝나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 A(22) 씨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원래 아무 생각 없었는데 계엄까지 선포해버리며 막 나가는 사람인 줄 몰랐다"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을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곳곳에는 LED 촛불을 비롯해 응원봉을 파는 노점상도 등장했다. 손수레에 LED 촛불과 각양각색의 응원봉을 싣고 나온 한 여성은 연신 "응원봉 있어요, 방석 있어요, 핫팩 있어요"를 외쳤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9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오승혁 기자 |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45분께부터는 거리행진도 시작했다. 이들은 의사당대로 2개 차로를 이용해 여의도공원을 거쳐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향했다. 유명 K팝 음악에 맞춰 '퇴진' 함성도 질렀다. 오후 8시30분께 국민의힘 당사에 도착한 시민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 채 "해체해"를 연창했다.
조상일(35) 씨는 "출퇴근 매일 오가는 길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이가 모인 모습에 놀랐다"며 "추위 속에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성훈(57) 씨도 "지난 토요일에 못 나와서 죄책감이 들고 마음이 무거워서 나왔다"며 "집회 간다고 히니 딸이 가져가라고 응원봉도 줬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동명이인이라는 한 시민은 "어제만큼 이 이름이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며 "얕은 수작 당장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살아온 지난 30년 동안 이토록 안보가 위험한 적이 있었나 싶다"며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내려와야 한다. 국민의힘은 나라를 위해 즉각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