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민, 국회 둘러싸고 투표 촉구
광화문 보수단체 "만세" 부르고 해산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거부하고 국회를 퇴장하면서 촛불을 든 시민들은 국회를 둘러싸고 투표를 촉구했다. 광화문 일대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해산했다. 사진은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가 열린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규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김영봉·조성은·이윤경 기자 송호영·이하린 인턴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거부하고 국회를 퇴장하면서 촛불을 든 시민들은 국회를 둘러싸고 투표를 촉구했다. 광화문 일대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해산했다.
이날 오후 6시께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장 퇴장으로 윤 대통령 탄핵안이 사실상 부결되자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 표정은 굳어졌다. 국회 앞 의사당대로 양방향 전 차선에 앉은 시민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야유를 보내고 분노를 표출했다.
영하권의 가까운 차가운 날씨에도 패딩을 입고 촛불을 든 시민들은 '탄핵, 탄핵, 탄핵'을 외쳤다. 일부는 국민의힘 의원들 이름을 부르짖으며 '돌아와'를 목 놓아 외쳤다. 곳곳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욕설이 들렸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이들도 있었다. 남은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은 해체하라', '국민의힘은 탄핵 표결에 동참하라',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가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오후 7시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 종료 선언을 미루고 표결 시간을 연장하자 귀가하던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렸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경찰 차벽으로 막힌 국회로 향했다. 이들은 국회를 둘러싸고 '탄핵 가결'을 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일부는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항의 방문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회를 빠져나가는 국민의힘 의원이 있으면 투표를 독려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왔다는 전성훈(50) 씨는 "국민의힘은 당리당략과 자신들 안위를 위해 국민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생 최모(17) 양은 "계엄 트라우마 있는 사람이 많은데 계엄을 내린다는 건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국민을 독재하려는 것밖에 안 된다"면서 "국민을 우롱하고 트라우마 있는 국민을 억제하는 윤석열은 대통령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 등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 대한민국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모여 있는 보수단체 모습. /이윤경 기자 |
반면 오후 6시께 국민의힘 의원들 퇴장에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운집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치며 환호했다. 일부는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눈물을 흘렸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이들도 보였다.
이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들고 깃발을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곳곳에선 '이재명 구속하라', '빨갱이 세력 구속하라' 등 구호도 흘러나왔다. 국민의힘에서 본회의장에 홀로 남은 안철수 의원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표결 시간 연장에 우 국회의장을 향한 비난과 비판을 이어갔다. 일부는 우 의장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였다. 오후 7시35분께 '우리가 이겼다'를 외친 집회 참가자들은 마무리로 만세 삼창을 한 뒤 해산했다.
이모(65) 씨는 "탄핵할 이유가 없다. 오죽하면 민주당이 발목 잡고 멋대로 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겠냐"며 "탄핵안이 부결돼 감사하다. 감동이다"고 말했다. 20대 최모 씨는 "죄가 없는데 탄핵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앞으로 민주당이 해체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