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윤석열 탄핵"…표결 D-1 전국적 '불금' 촛불
입력: 2024.12.06 23:06 / 수정: 2024.12.06 23:24

여의도서 사흘째 '尹 퇴진' 집회…'탄핵 반대' 여당 규탄
전국 동시다발 집회…'보수 심장' 대구 2000여명 모여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가면을 쓴 시민들이 6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및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김명주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가면을 쓴 시민들이 6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및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김명주 인턴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김명주·정인지 인턴기자]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둔 6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촛불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을 환하게 밝혔다.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운집한 5만 시민은 한목소리로 "내란죄 윤석열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6시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및 범국민촛불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주말을 앞둔 일명 '불금'을 맞았지만 퇴근시간이 지나면서 집회 참석 인원은 급속히 불어났다. 직장인과 대학생 등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면서 오후 6시15분께 5번 출구에서 130여m 떨어진 4번 출구 인근 인도까지 '윤석열 정권 퇴진' 손팻말과 촛불을 든 인파로 가득찼다. 통제되던 차로가 추가로 열리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무대 정면으로 모여들었다. 주최 측이 행사 시작을 알리자 자유롭게 흩어져 있던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2022년 대선 때 나이 때문에 투표를 못 했다는 이하늘(20) 씨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다음날 새벽 4시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온 후 매일 집회에 참석했다"며 "탄핵이 이뤄질 때까지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윤 대통령은 '반란'을 획책하고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국민들이 목소리를 더 크게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는 직장인 오종수(44) 씨는 "윤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면 국민이 위험하겠다 싶어 절박한 심정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정말 국민을 생각한다면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의 행위에 책임을 묻고, 탄핵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한동훈 대표를 '국민의 적'이라고 꼬집는 가면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인천에서 온 60대 배영후 씨는 "부인 김건희를 지키기 위해 충암고 선후배와 나라를 찬탈하려 한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탄핵시켜야 한다"며 "'계엄령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데다, 아직까지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여당 원내대표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2·3 비상계엄 당시 "밤새 12·12 사태를 보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힌 이성우(91) 씨는 "손주에게, 젊은 사람들한테 이런 세상을 물려줘서 미안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씨는 "책임 지는 마음으로 매일 광화문·국회를 오가며 촛불을 든다"며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정인지 인턴기자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정인지 인턴기자

무대에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면서 집회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20대 성윤서 씨가 무대에서 "박근혜 탄핵 때 교복을 입고 참여했다"고 하자 시민들은 "고맙다"고 화답했다. 석영식 씨가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준비했지만 '윤석열을 생포하라'고 외치고 싶다"고 하자 한 시민은 "체포보다는 생포가 맞지"라고 받아쳤다.

몸이 얼어붙고 다리가 저린 시민들을 위한 체조 시간도 있었다. 사회자는 국민체조 동작과 박자에 맞춰 '윤석열은 퇴진하라, 내란범을 체포하라' 구호를 유도했다. 이날 공식 행사는 오후 9시께 마무리됐다. 하지만 '국회를 지켜달라'는 주최 측 호소에 대다수 시민들은 자리를 지켰다. 오후 9시30분부터 이어진 문화제에서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봉기'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시민들의 축제는 계속됐다.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뿐 아니라 제주와 전남·전북·광주, 대전·충남·충북, 강원, 부산· 울산·경북, 대구·경북 등에서도 열렸다.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선 1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 광주시민 3차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보수의 심장' 대구 동성로에서도 85개 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의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이 모여 시국대회를 이어갔다.

시민들의 촛불집회는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오는 7일에도 열린다. 시민단체는 국회 앞에서 함께 ‘내란범 윤석열 퇴진. 사회대개혁 쟁취.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광화문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의 맞불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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