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학부모, 교수단체 한 목소리로 규탄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입구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운동본부 경북대학교지부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 뉴시스 |
[더팩트ㅣ조채원·이윤경·오승혁·조성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대학가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생, 교수, 학부모 단체 등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4일 성명을 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짓밟는 행위이며 명백히 위헌이자 위법"이라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종북 반국가세력으로 전락시키고 국가 기관의 의결을 교란으로 일축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학 동문인 윤 대통령을 '대통령' 칭호 없이 '윤석열'이라고 호명한 점이 주목됐다. 서울대 교수회도 교수회장 명의로 긴급성명을 내 "한밤중에 발생한 정치적 사변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교수와 연구자들도 이날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서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문에는 432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이 서명했고, 시국선언 현장에는 학생 100여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국가안보 최전선에서 명예롭게 복무하는 젊은 자식들을 국민에게 총을 겨누게 만든 윤석열과 그 일당에 분노한다"며 "김용현 국방부 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 등 내란에 참여한 일당을 즉각 체포하고, 김건희와 그 일당이 전방위적으로 벌인 국정농단을 철저히 규명해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했다.
동국대학교 학생들도 서울캠퍼스 본관 앞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108인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자신의 안위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민에게 총부리를 돌리고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켰다"며 "윤 대통령을 퇴진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건국대와 경희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속속 붙었다. 건국대와 서울여대, 숙명여대, 홍익대 학생들도 오는 5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고려대·서강대·연세대 등 총학생회장들은 이날 연세대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교수 단체들도 정권퇴진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전의학연)은 '2000명 실명 시국선언'을 통해 "사회적 합의도 없이 강행되고 있는 의대증원 정책은 사회를 점점 더 분열시켰다"며 "국민의 주권을 멋대로 무시하고 실제로 앗아가려고 했던 윤석열 정부는 국민과 전공의들에게 즉각 사죄하고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등 전국 40개 국·공립대학이 참여하는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도 성명에서 "이번 계엄령 사태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결한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이자 우리가 쌓아온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행위"라며 "그 책임을 물어 윤 대통령의 탄핵과 비상계엄선포에 관여한 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