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청소하며 사회 밝힌 70대, 새 삶 선물하고 떠나
입력: 2024.11.27 15:01 / 수정: 2024.11.27 15:01

지난 2021년 장기기증 희망등록 신청
"삶의 끝에 누군가 살리는 나눔 실천하고파"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전북 정읍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안명옥(70) 씨가 지난달 30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새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전북 정읍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안명옥(70) 씨가 지난달 30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새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건물 청소일을 하며 살아온 70대 여성이 장기기증을 통해 1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안명옥(70) 씨는 전북 정읍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안 씨는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을 다했다. 작고 약한 동물을 보면 안쓰러워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안 씨는 젊은 시절 재봉사로, 최근까지는 건물 청소일을 하며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보람을 느꼈다. 몸이 아파도 병원 한 번을 찾지 않고 언제나 쉬지 않고 움직이며 남을 먼저 배려하고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 씨는 지난 7월1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안 씨는 몸 상태가 점차 안 좋아져 지난 10월13일 뇌사추정 상태를 진단받았다.

안 씨는 지난 2021년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한 상태였다. 가족들은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안 씨의 약속을 이뤄주고자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가족들은 안 씨의 말을 지켜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결국 안 씨는 지난 10월 30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간장을 기증해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안 씨의 아들 송진용 씨는 "어머니 시대 때는 다들 고생했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누구보다 더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고 돌봐주셨다"며 "고생만 하시고 떠나신 거 같아서 더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살고 싶었는데 저는 어머니 때문에 살았고 지금도 어머니만 생각난다"며 "어머니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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