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전환 찬성은 '0표', 총장 직선제는 가결
총학, 오는 21일 오전 11시 학교 측과 면담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2024 학생 총회를 개최했다. /이윤경 기자 |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학생의 99%는 남녀 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투표 결과가 나왔다. 날로 격화하는 시위에 학교 측이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고 교수들도 자제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지만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월곡캠퍼스 야외 운동장에서 2024 학생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20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참석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40여분 늦게 열렸다. 학생 총회 개회 정족수는 재학생 6500명의 10분의 1인 650명이다.
총회에 올라온 남녀 공학 전환 안건은 표결 결과 총 투표자 1973명 중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찬성은 0명이었다. 총장 직선제 도입 안건은 총 투표자 1933명 중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의결된 안건들을 대학본부는 절대 좌시해선 안 된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흘러가는 한마디로 치부하지 말라"고 말했다.
공학 전환 안건은 총 투표자 1973명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이새롬 기자 |
이날 학생 총회에 앞서 동덕여대 교수 241명은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학생들을 향해 시위 자제를 요구했다. 교수들은 "일부 학생들의 불법행위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고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교수들은 학생 여러분들이 자신의 책임을 가중시킬 수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학생들 간 수업 거부 강요 중단, 학교 시설 점거 및 훼손 행위 중단, 학내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행위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학교 측도 학생들 시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민주 동덕여대 비상대책위원장 겸 교무처장은 전날 '당부의 글'을 통해 "단체행동으로 이뤄진 불법행위도 그 책임은 분명 개인 각자가 져야 한다"며 "물리력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SNS에도 '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스텝(STEP)'이라는 단체가 나타났다. 이 단체는 게시글을 통해 "시위가 진행된지 일주일이 넘는 기간이 지났는데 이제야 학생들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동덕여대 총학은 대학본부가 공학 전환 논의를 철회하기 전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월에도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학제 개편이 이뤄졌다"며 "학생들은 불안감을 계속 갖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 피해금액을 최소 24억4434만원에서 최대 54억4434만원으로 추정한 것을 두고는 "최소 피해금액에서 최대 피해금액이 어떻게 30억원 정도가 차이 나는지 의문"이라며 "추산 근거가 궁금하다. 저희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총학은 오는 21일 오전 11시 학장단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학생들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지표로서 학교에 전달을 하기 위해서 학생 총회를 진행했다"며 "학생 총회 결과를 면담에 들고 가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