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지각"…마을 버스 중간서 내리기도
철도노조 21일, 총파업 방식 공개 예정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15일 "철도공사의 인력부족이 심각한데도 기획재정부는 1566명의 정원 감축을 추진해 인력 공백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18일 준법 투쟁을 예고했다. /송호영 인턴기자 |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준법 투쟁에 돌입한 18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열차 지연에 발을 동동 굴렀고, 일부는 일찌감치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고 나오면서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전 8시께 1호선 신길역, 서울역 등에서는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전동열차가 지연되거나 불규칙하게 운영되고 있다. 급한 분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승강장 곳곳에는 '철도노조의 태업 예고로 일부 열차운행이 지연될 수 있으니 열차 이용에 참고하길 바란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서울역에서 만난 이모(27) 씨는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주변에서 '왜이리 늦게 오냐'는 불만을 들었다"며 "실감이 안 났는데 노량진역쯤 가니 사람들이 물밀듯 전철에 타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고 손사레를 쳤다.
경기 남양주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남혜경(56) 씨는 "철도 준법 투쟁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며 "1호선과 경의중앙선 등에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 지연 운행에 대비해 평소보다 출근길을 서둘렀다. 이때문에 버스에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도로마저 정체가 이어지자 중간에 버스에서 내리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오늘 지하철이 지연돼서 지금 가도 120퍼센트 지각한다"며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며 대체 노선이 없는지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는 구간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으로총 39대의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5분~20분 가량 지연됐다. /이동현 인턴기자 |
다만 1호선과 경의중앙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은 극심한 혼잡은 없었다. 4호선을 이용한 50대 여성은 "전날 재난문자를 받아서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왔다"며 "다만 전철은 늦지도 않고 제때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는 구간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으로총 39대의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5~20분 가량 지연됐다. 오전 8시 기준 5분 이상 지연된 수도권 전철은 59대, 10분 이상 46대, 20분 이상은 8대 총 113대였다.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15일 "철도공사의 인력부족이 심각한데도 기획재정부는 1566명의 정원 감축을 추진해 인력 공백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18일 준법 투쟁을 예고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개통노선에 필요한 인력 등 부족 인력 충원, 정부가 정한 그대로 기본급 2,5% 정액인상, 231억 임금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는 중이다. 오는 21일엔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총파업 일정과 방식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