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부 외국 남성 입학 허용에 반대 목소리
"학교 주인인 학생 의견 경청하고 소통해야"
성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025학년도 신설되는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 입학 허용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돈암수정캠퍼스에서 학생들이 국제학부 남성 입학 철회 시위를 하고 있다. /정인지 인턴기자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성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025학년도 신설되는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 입학 허용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성신여대 제36대 총학생회 '여일하게'는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수정캠퍼스 잔디밭 일대에서 '2025 국제학부 모집 관련 남성 입학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에는 졸업생을 포함해 성신여대 학생 총 12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검정색 옷을 입고 보라색 매트 위에 앉아 '성신여대, 남성입학 철회하라', '자주성신 정체성은 여성이다', '소통없는 독재본부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구호와 함께 북소리도 울렸다. 성악과 학생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제창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집회 참가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임수빈 총학생회장은 "학교 본부는 현재 소통없는 일방적인 결정을 통해 학생 동의 없이 외국인 남학생 입학을 모집요강에 포함시켰다"며 "여일하게는 학교 본부의 독단적 행동을 규탄하고자 여러 차례 면담과 소통을 시도해왔지만 아직까지 본부는 남학생 입학 철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주지 않고, 학생 의견 반영 않은 결정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2025학년도 신설되는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 입학 허용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돈암수정캠퍼스에서 학생들이 국제학부 남성 입학 철회 시위를 하고 있다. /정인지 인턴기자 |
임 회장은 "여자대학교는 여성 교육권을 보장하며 오직 여성을 위해 설립됐다"며 "여자대학의 본질과 설립 이념을 좌시하는 학교 본부에 성신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학생 입학 허용이 정말 우리 학교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그 이전에 학교 주인인 학생 의견 경청하고 소통하는 의견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박세은 부총학생회장은 "지난 11월1일 국제학부 외국인 남학생 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학우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언제까지 소통이 아닌 일방적 통보로 알아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성신여고를 공학으로 전환하는 안건이 이사회에서 가결됐고 이는 국내 여자대학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학교 본부는 성신여대의 방향성을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며 여대의 존립 이유를 해치는 남성 입학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이 발언을 마치자 학생들은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의 '유리구슬'을 제창했다. 이어 재학생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이한희 씨는 "수많은 행태 가운데서도 학생과 소통없는 독단적 세태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믿음을 잃은 학교는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며 "학교 측 노력이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며 총장과 학생 간 소통의 장을 빨리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동덕여대에서 촉발된 남녀공학 반대 시위는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4년제 여대 7곳 중 이화여대를 제외한 6곳에서 남녀공학 반대 시위에 나서거나 연대 입장을 표명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