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김문수 '헌법상 평등권 위배' 발언 이해 어려워"
입력: 2024.08.27 15:29 / 수정: 2024.08.27 15:29

국회 토론회…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에 문제제기
"단계적 시급 적용해야" 제안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 세미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 세미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헌법상 평등권에 위배된다'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발언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저격했다.

오세훈 시장은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 세미나에서 "앞으로 (고용부와) 힘을 합해서 법무부와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일이 산적해있는데 장관 후보자가 헌법상 평등권까지 말하는 것을 보고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상 평등권은 기계적이고 산술적인 게 아니라 실질적 평등권"이라며 "앞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우리가 드리는 인건비는 몇배가 되기 때문에 기계적 평등권으로 봤을 때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건 매우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헌법상 평등이라는 게 무조건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회 환노위 위원들과 논의하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거들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날인 25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답변서에서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하는 것은 헌법(평등권), 국제기준(ILO 제111호 협약), 국내법(근로기준법·외국인고용법) 등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오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서비스 개시를 일주일 앞둔 지금까지도 어렵게 도입한 제도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비용으로 양육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겠다는 것이 제도 도입을 제안한 취지였는데 지금과 같은 비용이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비용이 월 최소 83만원, 싱가포르는 48만~71만원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보통의 맞벌이 가정이 이용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용가정과 가사관리사 모두 윈윈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E7 비자 대상 직종에 '가사사용인' 추가 등 시의 제안을 두고 법무부의 대처는 매우 안이한 느낌"이라며 "정부가 앉아서 부작용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함께 지혜를 모으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 세미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 세미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

나경원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 본인이 한국에서 생활한다면 한국인과 (최저임금에) 차이를 둘 순 없지만 80%를 본국에 송금하며 가족의 생계비를 담당할 때도 똑같이 보는 건 의문점이 있다"며 "우리가 가사도우미의 돌봄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수 있고 그 접근성이 높아진다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담에서 이강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더 적극적인 대책으로 외국인을 돌봄인력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우수인력에게 영주권을 주고 귀화시키는 등 이민정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수민 ㈔인구와기후그리고내일 연구위원은 "생산성에 따라 시급을 받아야된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며 "이번에 필리핀에서 오신 분들이 전문적이고 한국어능력도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국내 돌봄인력과 비교하면 부모님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국인들이 받는 시급을 받기보다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돌봄수준에 맞는 단계적인 시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양육가정의 가사·돌봄 부담을 덜고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시와 고용부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내달 3일부터 내년 2월까지다.

시간당 최저임금(9860원)과 4대 사회보험 등 최소한의 간접비용을 반영, 하루 8시간 이용할 경우 한달에 238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모집 결과 이용가구로 선정된 가정의 33.8%는 강남 3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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