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수업 거부' 한 달째 의대생들 여기 있었네
입력: 2024.03.24 00:00 / 수정: 2024.03.24 00:00

서울 주요 의대생 대부분 강의 대신 봉사활동 중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강행에 반발해 전국 40개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선언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를 벗어난 의대생들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맞아 너나 할 것 없이 봉사활동에 빠져 있다. 의미 있는 봉사를 통해 진심을 전하자는 취지다. /이새롬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강행에 반발해 전국 40개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선언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를 벗어난 의대생들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맞아 너나 할 것 없이 봉사활동에 빠져 있다. 의미 있는 봉사를 통해 진심을 전하자는 취지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강행에 반발해 전국 40개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선언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를 벗어난 의대생들은 대부분 봉사활동에 빠져 있다. 의미 있는 봉사를 통해 진심을 전하자는 취지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효한 휴학 신청을 한 의대생은 누적 8951명이다. 전체 의대생 1만8793명의 47.6%에 달한다. 교육부가 집계에서 제외한 유효하지 않은 휴학 신청까지 합치면 전체 의대생의 약 73% 수준인 1만3697명 이상이 휴학 중이다.

휴학 신청 이후 수업 거부로 강의실을 벗어난 의대생들은 저마다 봉사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비상시국대응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8일 공식 SNS를 통해 '봉사 릴레이'를 공지했다. 비대위는 매주 봉사캘린더를 제작해 재학생들에게 요일별 다양한 봉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위는 "행동하는 지성으로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기회"라며 "동기, 선후배들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뜻깊은 하루를 보내면서 하나 되는 서울의대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연세대 의대 비대위는 지난달 24일 공식 SNS에 "단체봉사로 하나 돼 우리의 간절한 진심을 세상에 올바른 방식으로 드러낼 수 있길 소망한다"며 '선한 물결 프로젝트'를 알렸다. 연세대 의대생들은 지난달 26일 연희 노인복지관을 시작으로 한 달 가까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헌혈, 3·1운동 105주년 맞이 대청소, 한국혈액암협회 사무보조, 심폐소생술 교육 및 홍보, 장애인 직원 업무 보조, 무료급식 등을 진행했으며, 누적 봉사시간만 3월 셋째 주 기준 307.5시간에 이른다. 지난 22일에도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을 찾아 청소를 하고 경의선 숲길 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다.

이화여대 의대 비대위도 지난 2일 "휴학 기간 중 뜻깊은 활동을 진행하고 싶은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해 봉사활동 프로젝트 '이화 나무꽃 피우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앙상한 겨울나무지만 여러분의 봉사시간이 모이면 배꽃이 피어난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나무도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덧붙였다.

(순서대로) 이화의대 비대위, 동국의대 비대위, 성균관의대 비대위, 연세의대 비대위, 건국의대 비대위, 경희의대 비대위 /각 대학 비대위 SNS
(순서대로) 이화의대 비대위, 동국의대 비대위, 성균관의대 비대위, 연세의대 비대위, 건국의대 비대위, 경희의대 비대위 /각 대학 비대위 SNS

이화여대 의대생들은 치매 인지프로그램 활동 보조와 치매 검진 안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작업지원, 경로식당 봉사 등을 이어오며 나무에 꽃을 피우고 있다.

동국대 의대 비대위는 지난 8일부터 릴레이 봉사를 시작했다. '온정의 물결 동국의대'라는 슬로건 아래 개인 봉사, 소규모 봉사, 대규모 오프라인 봉사 등을 하고 있다. 헌혈 릴레이, 히크만 주머니 제작 캠페인에도 동참하며 "간절한 진심을 올바른 방법으로 사회에 표출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경희대와 성균관대 의대생들은 봉사활동 1만 시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경희의대 비대위는 "1만 시간 캠페인이 의료계를 향한 날 선 여론에 우리의 진심이 닿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균관의대 비대위는 "잠시 학업을 내려놓는 동안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모든 봉사활동을 통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환자들과 사회에 공헌하자"고 전했다.

건국대 의대 의료정책 대응 TF(태스크포스)는 요일별로 취약계층 밑반찬 도시락 포장 및 배달, 독거 어르신 무료 급식소 배식, 복지관 내 노래방 사용 진행 보조, 경로당 배식, 초등 저학년 돌봄, 환경정화, 중등 학습지도 및 프로그램 보조 등 봉사활동을 안내하고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중앙대 의대생들은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까치산공원을 찾아 대청소 봉사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서울 서초구에서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했다. 이 밖에 고려대와 한양대 의대생 등도 헌혈·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모 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서 주요 대학은 개강을 연기한 상태다. 중앙대는 내달 1일로 의대 개강을 연기했다. 성균관대와 동국대는 오는 25일 개강한다. 고려대와 건국대, 이화여대 등도 의대 개강을 미뤘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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