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덕인 기자] 사람 신체와 흡사한 모습을 갖춘 성인용품 '리얼돌'. 그중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전신형 리얼돌'의 통관이 허용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리얼돌 통관 보류 취소소송에서 전신형 성인 형상은 통관을 허용, 미성년 형상은 금지토록 판결했습니다. 관세청은 법원 판결에 따라 리얼돌 수입통관 지침을 개정하고 지난달 26일 시행 계획을 밝혔습니다.

미성년자의 모습이나 특정 인물의 형상 등을 제외한 리얼돌의 경우 수입과 유통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 경계가 모호해 정확한 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진이 리얼돌 관련해 온라인 카페, SNS 등 확인한 결과 모임 특성에 따라 상당한 누리꾼이 전신 리얼돌 수입을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한 리얼돌 수입업체 대표는 SNS를 통해 "리얼돌 신상 모델들이 1월 10일 이후에 들어올 예정"이라는 글을 남기며 구매자를 모았습니다.

3일 오후 경기도에 있는 한 리얼돌 체험방. 각각 방에는 리얼돌이 배치돼있다. /이덕인 기자

3일 취재진은 온라인 카페를 통해 경기도의 한 리얼돌 체험방 방문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체험 당일 유선으로 손쉽게 예약이 가능했고, 비대면 체험이기 때문에 신분증 검사는 없었습니다.

리얼돌 체험방 내부는 5~6개의 작은방으로 이뤄져 있고 곳곳에 전신 리얼돌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배치돼 있었습니다.

체험방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유선으로 내부 공간을 안내했습니다. 고객 대응이 익숙한 듯 "1번방 리얼돌은 교체형 모델이다. 얼굴을 만져보면 피부처럼 부드럽다. 2번방은 탄력 있는 가슴의 리얼돌이다" 등등 방마다 자리한 리얼돌의 각기 개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체형 리얼돌의 가격이 비싸고 인기가 많다"며 "지방에서도 많이 구경을 온다"고 소유 리얼돌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체험방 1회 비용은 4만 원부터 9만 원까지 다양했습니다.

취재진은 1시간 하나의 전신 리얼돌 이용에 6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은은한 조명이 설치된 방 안에는 50인치 정도 크기의 모니터를 갖춘 PC가 있고 그 안에는 성인물로 가득했습니다. 줄자를 이용해 누워있는 리얼돌의 총 길이를 재 보니 120cm를 조금 넘었습니다. 예약부터 체험 종료까지 비대면 유선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청소년 출입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납니다.

여성단체인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지난달 26일 리얼돌 통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리얼돌 제조와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대책과 통관 허용 관련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박진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팀장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대법 판결에 대해 "리얼돌 하나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고 사용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리얼돌'이라는 말이 인간의 형상을 그대로 부여하고 감정 이입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데 그게 단지 성적인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문제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경기도에서 리얼돌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임수철(가명) 대표는 "제가 리얼돌체험방 70여 곳 창업 시켰고, 다른 업체가 150개 정도 창업 시켰다. 현재 10~20곳 정도 유지되는 걸로 안다"며 "(남자보다) 여자 성인용품이 더 많이 판매되는데, 리얼돌 이용 못하는 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리얼돌 체험방은 세무서에 자유업종으로 신고, 분류돼 행정 기관 허가에 있어 제약은 없습니다.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학교 경계로부터 200m 이내에서 운영하지 않으면 제제는 따로 없습니다.

국내외 창고서 잠자던 전신형 리얼돌 1000여 개. 관세청의 개정안 발표를 시작으로 시중에 유통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리얼돌 판매업체, 체험방 등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관련 지자체는 리얼돌 유통과 이용에 있어 깊은 관심과 공정한 처방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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