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청와대 SNS '언팔로우'하라"…문체부, 정부기관에 지시
입력: 2022.07.18 07:00 / 수정: 2022.07.18 08:13

온라인도 문재인 지우기?…문체부 "대통령 바뀌었으니 자연스러운 조치"

정부가 부처 공식 SNS 계정에서 문재인 청와대를 언팔로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공식 인스타그램·이동률 기자
정부가 부처 공식 SNS 계정에서 문재인 청와대를 '언팔로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공식 인스타그램·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김세정·주현웅 기자] 정부가 부처 공식 SNS 계정에서 문재인 청와대를 '언팔로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정부 지우기'가 온라인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를 주관한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정치적 맥락은 없다고 반박했다.

1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14일 정부기관 공보 SNS 담당자들에게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thebluehouse_kr) 등의 팔로우를 취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시가 내려온 시점은 지난 14일 오후 4시 전후다. 대부분의 정부 기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문재인 청와대 계정 팔로우를 취소했다.

일례로 문화재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chlove_u)은 14일 오후 4시13분 청와대 공식 계정을 팔로우 중이었으나 4시38분에 다시 확인한 결과 팔로우를 취소한 상태였다. 25분 만에 팔로우를 취소한 것이다. 청와대 계정은 여전히 문화재청 계정을 팔로우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와대 계정 팔로우 취소 지시를 상부에서 받은 적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러면 왜 팔로우를 취소했느냐'고 묻자 역시 "답변드리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취재를 거절했다.

25분 만에 청와대 공식 계정 팔로우를 취소한 문화재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문화재청은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인스타그램 갈무리
25분 만에 청와대 공식 계정 팔로우를 취소한 문화재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문화재청은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같은 지시는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내려왔다. 문체부 산하 국민소통실은 정부 대표 SNS 채널 운영 방향을 총괄한다. 실질적인 계정 운영은 각 부처의 대변인실이 맡고 있으나 문체부 소통실은 전체적인 관리 방향을 정하는 형식이다. 사실상 예전 국정홍보처의 역할을 담당한다.

'언팔로우' 지시는 공식적인 기록이 남는 공문 형식이 아닌 텔레그램으로 전달됐다.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취임 두 달이 다 지나서 갑자기 이런 지시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좀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교체기 관행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된 상황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SNS가 지금 만큼 활성화되지 않았다.

문체부는 지시한 바 있다고 인정했다. 대통령이 바뀌고, 청와대 대신 대통령실이 신설됨에 따라 자연스러운 조치라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부처는 대통령의 정책과 발을 맞춰야 한다. (SNS 계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 팔로우 같은 부분이 제대로 정리가 안된 부분이 있어서 (부처 대변인실에) 말씀을 드렸다"라며 "정치적 맥락을 고려하거나 어떤 취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해야 할 일들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협의하는 과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문체부가 언팔로우를 지시한 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 지난 5월 9일 이후 게시물은 없는 상태다.
문체부가 언팔로우를 지시한 '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 지난 5월 9일 이후 게시물은 없는 상태다.

윗선 개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체부는 "저희가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39만과 28만 팔로어를 각각 갖고 있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계정은 현재도 활성화된 상태이나 지난 5월 9일 '국민께 드리는 편지' 이후 게시물은 올리지 않고 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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