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시장 4~6월 업무추진비 내역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취임 후 117일 동안 제로페이를 단 1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세준 기자 |
4~6월 전체 112건 중 1건…서울시 "활성화 방안 검토 중"
[더팩트 | 정용석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후 석 달 동안 업무추진비용으로 제로페이를 1번 이용했다. 취임 전 계승해야 할 서울시 정책으로 제로페이를 꼽은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3일 서울시장 4~6월 업무추진비 내역에 따르면 오 시장은 취임 후 석 달 동안 제로페이를 단 1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4월 352만 2100원, 5월 630만 3000원, 6월에는 752만 9300원 등 총 1735만 4400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결제건수는 총 112건이다.
이 중 제로페이를 사용한 것은 올 6월16일 서울 서대문구 한 수제피자 전문점에서 결제한 1건 뿐이다. 격무부서 격려비 명목으로 35만 2800원을 결제했다. 건수로는 112건 중 1건, 액수로도 전체 업무추진비 중 2%에 그쳤다.
오 시장이 취임 이후 공언한 내용과는 비교된다. 그는 시정 철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임 시장의 정책이나 결정 등을 무조건 폐기하거나 지우기보다 시 운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보궐선거 후보 시절인 지난 3월18일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 초청 토론회에서는 "박원순 전 시장이 했던 정책 중 제로페이는 비대면 시대에 어울리는 정책이고 제법 자리를 잡았다"며 "사업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플랫폼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전 시장은 사망 전 마지막 3달인 지난해 5~7월 업무추진비 총 4054만 8510원 가운데 3078만 450원(75.9%)을 제로페이로 결제했다. 건수로 보면 전체 결제 137건 중 105건을 제로페이로 결제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더팩트DB |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박 전 시장이 추진한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연동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신용카드 결제 과정처럼 카드사나 결제대행사를 거치지 않아 기존에 판매자가 부담해야 했던 결제수수료가 없어지거나 대폭 줄게 된다.
제로페이는 201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해 이듬해 5월 전국 5대 편의점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사업 시작 2년 만에 결제액 1조원을 돌파했고 가맹점 수는 65만개까지 늘어났다. 올해 7월에는 가맹점 100만 개를 돌파하며 연내 목표인 120만 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은 따릉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제로페이 등 전임 시장의 좋은 정책은 계승하자는 입장이 견고하다"며 "단순히 업무추진비로 제로페이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따지는 건 본질이 아니다. 제로페이 활성화 방안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