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택배갈등' 다른 아파트로 번지나...지상차량 제한 확산
입력: 2021.05.14 00:00 / 수정: 2021.05.14 00:00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는 오는 14일 정부와 택배사 등이 참여한 지상 공원화아파트 배송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가칭) 첫 회의가 열린다고 13일 밝혔다. /이동률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는 오는 14일 정부와 택배사 등이 참여한 '지상 공원화아파트 배송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가칭)' 첫 회의가 열린다고 13일 밝혔다. /이동률 기자

14일 택배사-노조 협의체 첫 회의...대안 내놓을지 주목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택배 대란이 발생한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에 이어 주변 단지에도 택배 차량 지상 출입 제한조치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부·택배사·노동조합이 참여한 협의체에서 대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A아파트 관리팀은 지난달 초 택배기사들에게 5월부터 차량의 지상 출입을 제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현재는 차량 변경에 시간이 드는 점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지상 출입을 허용한 상태다.

지난 2월부터 1824세대가 입주하기 시작한 A아파트는 아직 주민들의 의견을 대표할 입주민회의를 구성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리팀은 "주민들의 눈치가 보인다"며 택배기사들에게 차량 지상 출입 제한조치를 통보했다.

택배기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시한부 지상 출입'이라고 봤다. A아파트에서 다음 달 입주민회의 구성을 완료하면 결국 지상 출입 제한조치를 의결할 것이라는 말이다.

택배기사 B씨는 "관리팀 관계자가 찾아와 저상 차량으로 배송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부드럽게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강요"라며 "(택배기사들에게는 의사를 표현할) 권한이 없다. 출입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택배기사들이 걱정하는 건 저상 차량으로 작업을 할 경우 발생할 사비와 과로 부담이다. 실제 B씨는 차량을 새로 구입하는데 차량값·개조 비용·등록세 등 2900만원의 사비가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택배사 기사도 일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비를 들여 개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택배기사 C씨는 "일하려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현금 120만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차량 관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에서 저상 차량으로 개조하는 비용은 100만~200만원 정도 든다.

근골격계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은 점도 택배기사들의 걱정거리다. 실제 의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일반 사람도 구부린 자세로 물건을 반복적으로 옮기는 건 힘들다"라며 "저상 차량 자체가 (공간이 좁아) 더욱 무리하게 일을 시키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택배노동자들은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 전국 400여곳 공원형아파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한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는 사태의 발단이 된 아파트의 조치를 '갑질'로 규정하며, 택배사와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제안으로 택배사와 택배노조가 참여하는 '지상 공원화아파트 배송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가칭)' 첫 회의는 14일 열린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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