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정호원 이사 "모든 반려견 목줄 해야"
[더팩트|이진하 기자]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이 이웃주민을 물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가들은 일제히 동물의 기본적 특성은 '공격성'이라며 "목줄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려동물 100만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얼마나 반려동물에 대해 알고 있을까.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정호원 이사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은 공격성이 없다고 해도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논란이 된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은 '프렌치 불독'으로 과거 유럽에서 황소 사냥용으로 사용하던 견종이 개량된 것이라 기본적인 공격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정호원 이사는 대부분 견주들이 반려견에 대한 기본 정보도 없어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최시원 반려견 사고에 대한 뜨거운 논쟁. 최시원 반려견 사고에 대해 갑론을박 다양한 반응이 많은 가운데 전문가의 입장은 어떤지 '더팩트'가 직접 취재했다. /최시원 인스타그램 |
정 이사는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 사고에 대해 "견주는 반려견이 공격성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반려견은 목줄과 입마개를 모두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관문이 열린 틈 사이로 나와 이웃주민을 공격했다. 또한 최시원 가족이 운영하는 반려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서도 공격성 때문에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논란이 더욱 커졌다.
공격성이 있는 반려동물의 교육은 어느 정도 해야 할까. 정호원 이사는 "반려견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봐야 한다"며 "반려견이 어릴 때 단계적 사회화 과정이 이뤄지지 않고 공격성이 고착됐다면, 교육이 더 오래 걸린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이 지속적 문제를 일으켰다면 긴 시간 교육해야 하며 그 기간 동안 견주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정 이사는 견주들이 반려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최근에 파양 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나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시바견의 경우도 공격성이 있는 견종이지만, 사람들이 대체로 잘 알지 못한다"며 "예뻐서 혹은 귀여워서 입양했다가 파양 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프렌치 불독의 경우도 같은 사례이며, 모든 동물들은 공격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인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에 목줄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목줄을 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정호원 이사는 "목줄을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는 규정이 있지만 처벌이 미미하기 때문에 견주들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지 않다"며 실질적인 처벌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견주에 대한 처벌도 함께 이뤄져야 문제에 견주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사람을 죽인 반려동물은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전문가의 입장을 물어봤다. 정 이사는 "안락사 논의는 민감한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사람을 물어 심각한 피해를 줬다면 안락사를 시킨다"며 "이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주변 사람들이 심각한 공포를 느껴 더 이상 키울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 정호원 이사는 "견주들은 반려견에게 목줄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지적했다. |
반려동물에 대한 무지가 대형 사고 이어지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서울의 한 애견카페 겸 호텔에서 벌어진 사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키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대형견과 소형견이 함께 어울려 있었고, 대형견인 시베리안허스키가 소형견 비숑프리제의 목덜미를 물고 놓지 않았다. 뒤늦게 직원이 나타났지만 소형견은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이 사건을 안타깝게 바라본 정 이사는 "동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호텔이나 카페를 운영하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최근 애견 관련 업종이 다변화됐지만, 애견카페에 대한 업종은 식품위생법상 문제가 되기 때문에 허가받는 것에 대해 규정이 모호하다. 때문에 허가 자체를 안 내는 지자체도 있고, 애견카페는 동물 보호법도 적용받지 못한다.
논란의 중심에 선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 논란은 단순하게 지금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정호원 이사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문제가 논란으로만 그치지 않고 법적인 처벌과 규정이 제대로 이뤄져서 반려동물 100만 시대를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 사건은 지난달 30일 발생했다. 이웃주민이던 김 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에게 정강이를 물렸고, 엿새 뒤 증상이 악화돼 패혈증을 숨졌다.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은 평상시 공격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줄이나 입마개를 전혀 하지 않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