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공연리뷰] '모차르트', 위대한 음악가 혹은 비운의 천재
  • 김민지 기자
  • 입력: 2016.07.02 05:00 / 수정: 2016.07.01 08:50

타고난 천재성 vs 자유에 대한 갈망

[더팩트 | 김민지 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천재 음악가,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 등이 자연스레 머릿속을 맴돈다. 평범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 것 같다는 편견 아닌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는 주인공을 고상한 예술가로만 표현하지 않는다. 이 작품 속에서 모차르트는 재능과 투쟁을 벌이며 방황하는 자유로운 영혼 혹은 고뇌하는 청춘으로 묘사된다. 결과적으로 모차르트는 비운의 천재로 그려진다.

지난달 10일 막을 올린 '모차르트'에서 주인공인 모차르트는 클래식 음악을 무척 사랑하지만 구속은 싫어하는, 반항기 가득한 청년으로 등장한다. 이런 그의 성향은 붉은색의 화려한 연미복과 찢어진 청바지라는 이질적인 패션 스타일의 조화로 극대화된다. 자유로운 록 뮤지션 같은 면모는 캐릭터를 더욱 유니크하게 만든다.

모차르트를 연기하는 전동석. 그는 5년 만에 다시 모차르트 무대에 올랐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를 연기하는 전동석. 그는 5년 만에 다시 '모차르트' 무대에 올랐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어린 시절부터 음악신동으로 불리는 모차르트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콜로레도 대주교 밑에서 작곡을 한다. 그러나 순수한 영혼인 그에게 구속은 버거웠고 자유를 갈망하던 모차르트는 자신을 옭아매는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다. 결국 그는 아버지 레오폴트의 반대에도 가출을 해 자유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자유를 얻은 뒤에도 모차르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운명처럼 타고난 천재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는 방황한다. 이후 모차르트는 자신의 천재성과 대립하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피폐해진 그는 결국 아마데(의인화된 천재성)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

뮤지컬 모차르트 무대. 연출가는 계단과 돌출무대를 이용해 풍성한 무대를 연출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모차르트' 무대. 연출가는 계단과 돌출무대를 이용해 풍성한 무대를 연출했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음악신동에서 방황하는 청춘으로, 또 고뇌하는 작곡가로, 뮤지컬 안에서 모차르트는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전동석은 이 천재 음악가의 입체성을 잘 표현해냈다. 덕분에 천진한 얼굴로 자유를 외치던 청년이 극도로 예민한 음악가가 되는 과정이 전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야기 흐름에 따른 뮤지컬 넘버는 극 속 상황을 더욱 부각하고 드라마틱함을 준다. 자신의 천재성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나는 나는 음악', 자유를 갈망하는 '쉬운 길은 늘 잘못된 일', 타고난 재능과 대립하는 괴로움을 표현한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비장미 가득한 '모차르트의 죽음 2' 등은 음악만으로 극의 기승전결을 알 수 있게 한다.

연출도 인상적이다. 무대에서는 계단과 돌출무대 등을 역동적으로 활용해 지루함을 덜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천재성을 의인화한 아마데다.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 면모를 하고 있는 아마데는 항상 그의 곁에 머무른다. 아마데는 아무런 대사도 하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 모차르트를 들었다 놨다 한다. 그 묵직한 존재감은 관객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모차르트의 한 장면. 극에서 그는 자신의 천재성과 대립한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모차르트'의 한 장면. 극에서 그는 자신의 천재성과 대립한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다섯 번째 공연을 연 '모차르트'는 군더더기 없는 서사와 새로운 연출로 이전 공연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비운의 천재를 표현하는 데에는 소홀하지 않았다. 변화와 발전이 이뤄졌다는 점만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쳐줄만하다.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러닝타임 175분. 만 7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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