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망한 리콴유 전 총리는 누가 뭐래도 싱가포르 발전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총리 재임기간(1959~1990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반열에 올려놓았고 이후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금융·물류 중심지로 육성했다.
그는 "서구의 민주주의는 아시아에 맞지 않는다"며 통치 이념으로 '유교적 권위주의'를 내세웠다. 부패행위조사국을 설립하고 공직자 급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 싱가포르를 아시아에서 가장 부패가 적은 나라로 만들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부패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청렴도 1위' 국가로 꼽혔다.
하지만 그는 '아시아 개발 독재'의 주역이었다는 평도 듣는다. 그는 범죄를 없애기 위해 마약 소지에 사형을 선고하고, 약물 중독이나 기물 파손 등 경범죄에 태형을 가하는 등 엄격하게 법을 집행했다. 싱가포르는 무단 횡단에 20싱가포르달러, 쓰레기 투기·침 뱉기·금연지역 흡연에 1000싱가포르달러 등 과중한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장남인 리셴룽 총리를 비롯한 리콴유의 자녀들은 싱가포르 내에서 대부분 고위 관리로 재직하거나 대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권력과 부를 세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더팩트ㅣ이정진 기자 sseou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