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등생 동반 자살, 유서에 "청나라로 갈 거야"
  • 박설이 기자
  • 입력: 2012.03.05 18:10 / 수정: 2012.03.05 18:10

▲중국 초등생 2명이 투신 자살했다./중국 반다오왕 제공
▲중국 초등생 2명이 투신 자살했다./중국 반다오왕 제공

[더팩트|박설이 기자] 중국에서 단짝 초등학생 2명이 함께 연못에 빠져 자살한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자살 이유는 교실에서 사용하는 리모컨을 잃어버린 죄책감 때문이었다.

반다오왕(半島網) 등 중국 다수 언론은 지난 1일 푸젠(福建)성 장푸(漳浦)현에 사는 초등학생 샤오메이(小美,여)와 샤오화(小華,여)가 연못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5일 일제히 보도했다.

샤오메이는 자살 전 "단짝 친구(샤오화)가 커튼 리모컨을 잃어버려 혼이 날까 두려워 죽고 싶다고 해 함께 죽기로 결심했다"면서 "같은 날 태어나진 않았지만 같은 날 죽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샤오화 역시 "부모님, 언니,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 언니를 정말 사랑했고 엄마에게 투정 부려 죄송했습니다"라고 적은 유서를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샤오메이는 유서에 "우리에게는 두 가지 비밀이 있다. 첫째는 우리는 시간을 넘어 청(淸)나라로 가 황제의 영화를 찍을 것이고, 둘째는 우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고 덧붙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중국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시공을 넘나드는 드라마가 유행을 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다오왕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청소년 네티즌 사이에서는 칼로 심장을 찌르거나 팔목을 긋고, 달리는 차에 뛰어드는 등의 방법을 담은 '시간을 넘는 수칙'이 유행이다. 시공을 넘나드는 내용의 환타지 드라마에서 시간 이동을 위한 필수 요소가 바로 '죽음'이기 때문이다. 이 수칙에는 죽음의 순간 "과거로!"라고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다. 비록 황당한 내용이지만 판단력이 흐리고 모방을 잘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위험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네티즌들은 이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한편 "또 드라마가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영화와 드라마 등급제를 시행하라"며 정부 당국에 시정을 촉구했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두 어린이 모두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중국 가정교육의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샤오화의 부친은 원양어선 선원으로 집에 들어오는 일이 드물어 모친과 언니 세 식구가 함께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샤오메이 역시 부모가 외지로 나가 남동생,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fsun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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