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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근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대통령 서한./@seouldecadence |
[홍준철 기자]좌익사범으로 몰려 구속된 박정근(25세)씨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게 SNS와 인터넷에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암사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던 박씨는 지난해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고 있는 트위터의 트윗 102건을 리트윗해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죄 혐의'를 적용받아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박씨의 행위에 대해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적화통일을 달성하려는 북한 사회주의 체제가 주의·주장하는 선전 내용에 동조해 선동하고자 배포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박씨는 유치장에서 1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띄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씨는 편지를 통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체제 찬양으로 보이는 글들은 대부분 농담이었으나 저는 이 편지에서 농담을 일일이 설명하진 않을 것"이라며 "농담을 변명하는 건 농담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그렇게 하면 농담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신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국보법 위반이 아닌 '국가로부터 고통받는 청년'이란점을 강조했다. 박씨는 억울한 검찰 조사에 따른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사는 12가지 고통'을 나열하며 ▲ 검찰 조사에 따른 업무 장애로 매출 감소 ▲ 수면장애 및 불면증에 따른 약물치료 ▲ 과도한 신상털기 및 지인 민폐 ▲ 검찰 조사이후 성욕감퇴 ▲ 이상한 친북단체와 연계 의혹 ▲ 집과 떨어져 타향인 수원 구속됐다는 점 등을 나열했다.
특히 그는 20대의 한창 나이에 성욕 감퇴 증세를 느끼는 것에 대해 "신정아에게 추근대는 변양균 같이 변변치 못한 남자가 된 기분"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으로서 만나야할 사람도 많고 취업도 해야하며 성욕감퇴도 어떻게든 해결할 것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꿈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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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보낸 구속영장청구서./@seouldecadence |
그는 '한 젊은이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데 국가가 그 길을 막는다면 국가는 젊은이에게 영원한 빚을 지는 것입니다.'는 경구를 들며 "제가 이 나라,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 살 날이 아직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자신이 저 글귀 속의 젊은이와 똑 같은 젊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젊은이가 청운의 꿈을 펼치던 조국이 대한민국이듯이 저에게도 그러하기를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라고 마무리했다.
박씨의 편지가 트위터와 인터넷 공간에 확산되면서 사회각계의 유명인들의 '석방'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당장 여균동 감독은 직접 박씨의 편지를 '리트윗'에 나서며 읽기를 추천했고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구속은 지나치다. 국가보안법은 철폐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역시 "야만의 시대로 돌아갔다. 석방될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동조했다. 임경선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25살의 젊은 아이가 인간의 기본적인 성욕과 수면을 강탈당하다니 너무나 화난다"고 밝혔다.
이밖에 배우 김여진씨는 "국가보안법 철폐 박정근 석방"을 요구했고 박씨 석석방을 위한 후원금 모집과 서명 운동이 SNS 및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mariocap@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