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알리(27)가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박정훈 인턴기자 |
가수 알리와 알리의 아버지 조명식씨는 16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 상명대 아트센터에서 신곡 '나영이'의 가사 논란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알리는 자신 역시 나영이와 같은 성폭행피해자임을 밝히며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달라. 아픈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알리는 "죄송합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많은 팬들, 나영이와 그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을 느끼고 한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런 나를 견디게 해준 것은 노래였다.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픈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다시 한번 아이와 아이의 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사죄드린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쏟았다.
이에 앞서 이날 조명식씨는 딸을 대신해 보도자료를 낭독하며 이번 논란에 대한 사죄와 더불어 밝히기 힘든 긴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알리가 직접 썼다는 글에서 그는 "나는 성폭력범죄 피해자다. 나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비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을 겪으면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고 싶어 비밀을 공개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의 죄질에 비해 처벌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고 그 후배 범임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과 3심에서 1심 형량대로 형이 모두 확정됐지만 그 범인으로부터 아직까지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성폭행 범죄는 사과받는 것이 최선의 치료약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저와 비슷한 시기에 범죄 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저의 마음과 너무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영이를 위로해주고 싶었고 성폭행 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그래서 사건 당시 만들어놨던 노래를 이번 앨범에 수록하게 됐다. 방법과 표현 등이 미숙해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고 '나영이' 노래를 만들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끝으로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때문에 나영이와 그 가족, 그리고 많은 분들을 화나게 했다. 다시금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 나는 앞으로 여성인권, 특히 성폭력 범죄 추방을 위해 평생 노력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는 지난 14일 정규앨범을 발표했으나 수록곡 '나영이'의 가사가 조두순 사건 피해자들의 아픔을 되살렸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이후 알리 측은 '나영이'가 수록된 앨범을 전량 회수해 폐기처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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