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취한거 아냐?" 리얼한 만취 연기 스타들
  • 박소영 기자
  • 입력: 2011.05.23 09:34 / 수정: 2011.05.23 10:58

▲무한도전에서 만취한 연기로 폭소를 선사한 정형돈/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무한도전'에서 만취한 연기로 폭소를 선사한 정형돈/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박소영 기자] '술 취한 연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코미디, 드라마에서 웃음 소재로 자주 사용된다. 지난 주말 '만취 연기'의 바이러스가 안방극장을 점령해 폭소를 선사했다. 21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정형돈(33)은 야유회 도중 잔뜩 취한 채 횡설수설하는 사원 연기를 해 화제를 모았다. 딸기코 분장에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땅바닥에 드러눕기까지 실제 상황이 의심될 정도로 리얼했다는 평이다.

이처럼 실제 술을 먹지 않았지만 취한 것처럼 실감 나게 연기해 보는 이들을 헷갈리게 한 스타들이 있다. 반쯤 풀린 눈에 꼬인 혀부터 비틀거리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진짜 음주 방송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리얼해 웃음을 배로 안긴다. 만취 연기로 웃음 핵폭탄을 안긴 스타들을 모아 봤다.

▲만취한 연기를 선보인 박성광(왼쪽 위)과 박신양(왼쪽 아래). 이대호(오른쪽)는 방송에서설경구의 술 취한 연기가 리얼했다고 말했다. 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MBC황금어장-무릎팍 도사, SBS 드라마 싸인 방송 캡처
▲만취한 연기를 선보인 박성광(왼쪽 위)과 박신양(왼쪽 아래). 이대호(오른쪽)는 방송에서
설경구의 술 취한 연기가 리얼했다고 말했다. 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SBS 드라마 '싸인' 방송 캡처

◆실제야? 연기야?

개그맨 박성광(30)은 KBS 2TV '개그콘서트-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을 통해 만취 연기의 진수를 보였다. 무대 위에서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횡설수설하면서 실없이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취객이었다. 그의 리얼한 만취 연기는 드라마 카메오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KBS 2TV 월화드라마 '동안미녀'에서 취객 역을 맡은 것이다. 당시 박성광은 "자신 있는 취객 연기인데다가 평소 팬이었던 장나라가 지켜보는 상황이라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리얼한 만취 연기는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 중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운대'의 설경구(43)는 실제 술을 마신 듯한 신들린 취객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 부산 사람답게 롯데 자이언츠의 야구 경기에 집착한 그는 경기가 패배로 기울자 술에 잔뜩 취한 '진상' 관중으로 돌변했다. 카메오로 등장한 이대호 선수(29)를 향해 욕을 퍼붓고 취한 상태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등 실감 나면서도 코믹한 연기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대호 선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당시 설경구가 리얼하게 연기해 진짜 욕을 듣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차도남' 박신양(43)은 귀여운 술주정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 3월 방영한 SBS 수목드라마 '싸인'에서 고다경(김아중)의 집을 찾아 그의 아버지와 술자리를 함께했다. 한두 잔 주고받은 뒤 술에 취한 그는 상 밑에 쓰려져 "나 회 싫어. 아 싫어" 등 칭얼대는 모습을 선보였다. 평소 차가운 이미지의 그였기에 웅얼거리는 주사가 더욱 귀여워 보였다는 평이다.

▲술 취한 연기를 선보인 여자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세경, 김선아, 황정음/사진=MBC 지붕 뚫고 하이킥,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방송 캡처
▲술 취한 연기를 선보인 여자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세경, 김선아, 황정음
/사진=MBC '지붕 뚫고 하이킥',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방송 캡처

◆우리가 하니까 더 웃기죠?

황정음(27)은 여자 스타들 가운데 가장 사실적이면서 코믹한 만취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2009년 방송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해변 떡실신녀' '만취녀' 콘셉트로 배꼽 잡는 술 취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취하면 우는 술버릇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눈물에 마스카라와 아이라인이 범벅된 채 판다처럼 변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황정음은 "술 좋아하는 남자 친구(SG워너비 김용준) 덕분에 만취 연기를 잘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청순 글래머' 신세경(21) 역시 같은 작품에서 실감 나는 만취 연기를 선사했다. 극 중 산골 소녀 '세경'으로 등장해 도시에 적응하는 과정을 연기한 그는 '정음'과 처음으로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촬영했다. 인생 첫 소주를 한 잔 들이켠 세경은 술에 취하자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뛰어 다니는 주사를 보였다. '떡실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정음의 주사를 능가하는 세경의 만취 모습에 시청자들은 "배꼽 잡는 술주정"이라고 즐거워했다.

황정음보다 앞서 술 취한 판다 전문은 김선아(36)다. 2005년 인기리에 방송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노처녀 '삼순'을 연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캐릭터를 위해 살도 찌우고 망가지는 모습도 마다하지 않아 더욱 화제를 모았다. 특히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가 토하는 모습이나 화장실에서 마스카라 범벅으로 우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솔직하고 리얼한 만취 연기에 팬들 역시 큰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음주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정찬우(왼쪽)와 황현희/사진=SBS 영웅호걸, 인터넷커뮤니티 캡처
▲실제로 음주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정찬우(왼쪽)와 황현희/사진=SBS '영웅호걸',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실제로 그러시면…

그런가 하면 연기가 아닌 실제로 음주와 관련, 물의를 빚은 스타들도 있다. '컬투'의 정찬우(43)는 지난해 6월 '2010 남아공 월드컵' 응원을 위해 남아공 현지를 찾았다.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자 기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평소 진행하던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와 전화 연결을 했다. 하지만 이미 만취 상태였던 그는 횡설수설하며 반말투의 진행을 해 논란을 빚었다. 후에 그는 "술이 많이 취해 국민들에게 큰 실례를 했다"며 사과했다.

개그맨 황현희(31)는 자신의 유행어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조사하면 다 나와" "구속시켜"와 비슷한 상황에 빠지는 아이러니에 빠졌다. 지난 2월 초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입건된 것이다. 당시 황현희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2%였고 소주 반병을 마시고 귀가하던 길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사건으로 황현희는 '개그콘서트'에서 잠정 하차했고 지금까지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comet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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