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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체 위기를 극복하고 소속사와 재계약을 맺은 '빅뱅'/사진=화면 캡처 |
[권혜림 인턴기자] 인기 아이돌 '빅뱅'이 소속사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해체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지만 '아이돌 5년 위기설'을 뒤엎으며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위기를 뛰어넘은 '빅뱅'과 달리 1990년대 이후 많은 인기 그룹들은 해체 절차를 밟았다. 소속사와 빚어진 갈등, 멤버 간 오해 등 인기 그룹들을 과거의 이야기로 남긴 배경은 다양하다. 시대를 풍미한 그룹들의 해체 이유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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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버들간의 자연스런 합의로 해체를 결정한 '젝스키스'의 은지원(왼쪽)과 'SES'의 유진./사진=더팩트DB, 화면 캡처 |
◆ "최고의 자리에서 떠나" 앞날 위한 합의
지난 2000년, '에이치오티(H.O.T)'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큰 인기를 누렸던 '젝스키스'는 2년 반의 활동을 끝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당시 그룹의 리더였던 은지원(33)은 "큰 사랑을 받으며 박수를 받을 때 떠나자고 먼저 제안했다"며 "다 같은 마음인데 서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에스이에스(S.E.S)'는 지난 1997년 데뷔해 한국 가요계에 여자 아이돌 그룹 열풍을 불러왔다. 많은 히트곡을 내며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이들은 2002년 돌연 해체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멤버 유진(30)은 얼마 전 "'에스이에스'라는 그룹 이미지 탓에 독자 활동이 어려웠다"며 "멤버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로의 길을 가기로 했다"고 탈퇴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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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버 간 오해나 불화로 해체를 겪은 'H.O.T'의 앨범 재킷(왼쪽), '샵'의 이지혜. /사진=화면 캡처 |
◆ 멤버 간 오해 혹은 불화
'H.O.T'는 지난 1996년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지만 5년 뒤 찾아온 해체 위기를 넘어서지 못했다. 소속사와의 계약 연장에 대해 멤버들 간 오해가 발생한 것. 이에 대해 강타(32)는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소한 오해가 결국 해체로 이어졌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이재원(31)의 전역일에 다섯 멤버가 모여 화제가 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다. "그룹이 재결성 되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기대에 당사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혼성 그룹 '샵'은 여성 멤버들의 불화가 해체로 이어진 케이스다. 지난 1998년 데뷔해 많은 인기를 누린 이들은 2002년 이지혜(31)와 서지영(30) 사이에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최근 이지혜는 "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장석현, 크리스 등 남자 멤버들"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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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사 측의 문제로 해체 절차를 밟은 그룹들. 밀크(왼쪽)와 '와이투케이'. /사진=화면 캡처 |
◆ 소속사 측 문제
지난 1999년 데뷔, 한-일 가수의 만남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Y2K'는 조용히 해체의 길을 걸었다. 일본인 멤버 유이치와 코지가 인기를 얻자 일본 측 소속사는 이들의 본국 활동을 늘리길 바랐다. 한국 측 소속사와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한일 양국 소속사 간 불협 화음이 팀의 해체를 불러온 경우였다.
청순하고 소녀다운 이미지로 시선을 끌었던 걸그룹 '밀크'는 외국 출신 멤버가 무단으로 탈퇴한 뒤 소속사 측의 적극적인 대처가 없어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2002년 1집을 발매한 뒤 '컴 투 미(Come To Me)'로 인기에 시동을 걸었지만 갑작스레 해체 절차를 밟게 된 것. 서현진(26), 박희본(28) 등 '밀크'의 전 멤버들은 팀 해체 후 연기자, 뮤지컬 배우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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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활동을 중단했지만 해체 선언은 없어 재결합 희망을 남긴 '핑클'(왼쪽)과 '지오디'. /사진=화면 캡처 |
◆ 활동 중단, 공식 해체 선언은 없어
그런가 하면 그룹 활동을 중단했지만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하지는 않아 팬들에게 기대감을 남긴 그룹이 있다. 1990년대 후반 'SES'와 쌍벽을 이루며 큰 인기를 끈 '핑클'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핑클'은 2002년 4집 '영원'을 발매한 후 그룹 활동을 중단해 "해체됐다"는 오해를 샀다. 그러나 지난 2005년 '포에버 핑클'이라는 스페셜 음반을 발매하고 2008년에는 이효리(32)의 콘서트 무대에 함께 서는 등 공식 해체와는 먼 행보를 보여 줬다.
지난 1999년 데뷔한 'god'는 ''어머님께' '거짓말' 등 히트곡을 남기며 'H.O.T'의 뒤를 잇는 최고 아이돌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지난 2004년 윤계상의 탈퇴 후에도 6집 '보통날'을 통해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2005년 이후 그룹 활동은 중단했지만 해체를 공식화하지 않고 각자의 활동에 충실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limakw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