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하지만 괜찮아" 톱스타 키운 '추억의 광고'
  • 박소영 기자
  • 입력: 2011.04.13 09:05 / 수정: 2011.04.13 10:30
▲지금의 이미지로는 상상할 수 없는 광고를 찍은 장동건(왼쪽)과전도연/사진=캡처
▲지금의 이미지로는 상상할 수 없는 광고를 찍은 장동건(왼쪽)과
전도연/사진=캡처


[박소영 인턴기자] 현재 억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톱스타들에게도 과거는 있다. 그들이 과거 촬영했던 광고를 들여다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풋풋한 외모에도 눈길이 가지만 그들의 현재 위치와 비교해 봤을 때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제품 광고에 등장해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이미지를 고수하며 광고를 찍어 눈길을 끈 이들도 있다. 다소 촌스러운 영상을 제외한다면 현재 광고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꾸준한 캐릭터를 지닌 스타들이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광고를 들여다보면 해외 스타들의 과거 모습도 되짚어 볼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중화권 스타들이 국내 광고를 접수했지만 이후 할리우드 배우들의 활약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등 국내 팬들의 해외 스타 선호도 변화가 눈에 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TV 브라운관을 사로잡았던 CF 속 그때 그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재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광고를 촬영한 스타들.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장동건-전도연, 심은하, 신해철,서태지와 아이들/사진=캡처
▲현재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광고를 촬영한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장동건-전도연, 심은하, 신해철,
'서태지와 아이들'/사진=캡처

◆ "이 스타가 이런 광고를 찍었다고?"

톱스타 장동건(39)이 과자 광고에 출연할 거란 생각을 하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놀랍게도 그는 1990년대 초반 크라운제과의 '캬라멜콘과 땅콩' 광고 모델로 나선 바 있다. 조각 같은 외모는 변함없지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과자를 먹는 그의 모습이 신선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옆에 있는 여자 모델이 배우 전도연(38)이라는 사실이다. 두 사람의 현재 이미지나 위치로 봤을 때 과자 광고 모델은 어딘가 낯설다.

연예계에서 은퇴한 배우 심은하(39)의 과거도 놀랍다. 데뷔 초 지금과 달리 발랄한 이미지였던 그는 '삐삐' 광고를 찍은 사실이 알려져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현재는 모습을 감춘 통신기기 '삐삐'를 홍보한다는 사실만 봐도 그의 활동 시기가 얼마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 짐작케 한다. 특히 광고 속 그는 새침하고 귀여운 표정 등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어 현재 정치인의 아내인 그의 모습과 쉽게 와 닿지 않을 정도다.

가요계의 전설로 남은 '서태지와 아이들'은 신인 시절 풋풋한 모습으로 오디오 광고를 찍었다. CF 영상 속 그들은 미니오디오의 파워사운드를 부각하기 위해 바람에 날리는 듯한 콘셉트로 촬영했다. 특히 허우적대는 모습과 오묘한 표정 연기가 보는 이들의 손발을 오글거리게 한다. 이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이런 CF를 찍었다니…. 충격이다", "양 사장님 카리스마는 어쩌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독설'의 원조 신해철(43)은 과거 부드러운 이미지를 내세워 신발 광고 모델이 됐다. 1990년 발매한 1집 수록곡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라는 감미로운 발라드로 많은 인기를 얻은 그는 이 곡을 CF 배경 음악으로 삽입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기타를 치며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에 지금의 '독설'이나 '마왕'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슬픈 표정 하지마, 타이거가 있으니까" 라며 신발이 있어 슬프지 않다는 광고 문구는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지금 이미지와 별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광고를 찍은 스타들.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정재, 김혜수, 이덕화, 황신혜/사진=캡처
▲지금 이미지와 별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광고를 찍은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정재, 김혜수, 이덕화, 황신혜/사진=캡처

◆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이미지 그대로"

배우 이정재(38)는 1990년대 초콜릿 광고로 데뷔했다. 롯데제과 '크런키' CF에서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입고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선보여 단번에 방송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다. 광고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영상 속에서 지금의 부드러우면서도 터프한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외모 또한 변함없어 보는 이들을 감탄케 만든다.

40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건강한 이미지의 김혜수(41)는 아역 출신답게 과거 CF를 두루 섭렵했다. 특히 그가 1990년에 찍은 '포카리스웨트' 음료 광고는 지금의 모습과 이미지를 그대로 담고 있어 세월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영상을 본 팬들은 "건강 미인의 이미지와 이온음료 광고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로부터 화장품 광고는 여자 스타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CF로 알려졌다. '컴퓨터 미인' 황신혜(48) 역시 미모에 걸맞게 화장품 모델로 수년 간 활동했다. 광고 영상은 비록 촌스러울지언정 그가 보여 주는 아름다움이나 청초한 매력은 현재의 화장품 모델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원조 터프가이' 배우 이덕화(59)는 과거 CF에서도 지금과 변함없는 남자다운 매력을 물씬 풍겼다. 지난 1992년 속옷 광고 모델로 등장한 그는 빗속을 뚫고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간 터프한 남자 주인공으로 분했다. 광고 말미에 손으로 문을 내리치는 모습과 배경 음악이 잘 어울려 그를 당대 최고의 섹시 가이로 올려놓았다. 이 광고는 2003년 권상우-이효리 버전으로 재탄생했지만 네티즌들은 "트라이의 모델은 이덕화가 제 맛"이라는 의견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광고에 등장해 많은 인기를 얻은중화권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주윤발, 왕조현, 유덕화, 故 장국영/사진=캡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광고에 등장해 많은 인기를 얻은
중화권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주윤발, 왕조현, 유덕화, 故 장국영
/사진=캡처

◆ "동양에서 서양으로"…해외 스타 국내 광고 모델 변천사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까지 5~6년은 홍콩 영화가 아시아 시장을 휩쓸다시피 했다. 이 여파는 국내 광고 시장에까지 미쳐 1989년, 외국인 모델을 CF에 기용할 수 있게 심의 규정이 대폭 완화됐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인기를 끈 배우는 주윤발(56)이다. '영웅본색' 시리즈로 국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그가 서툰 우리말로 "사랑해요 밀키스"를 외치는 장면은 당대 최고의 유행어였다.

주윤발이 모델로 나선 음료가 큰 인기를 누리자 경쟁업체에서는 영화 '천녀유혼'으로 유명한 왕조현(44)을 모델로 내세웠다. 그 역시 광고에서 "반했어요 크리미"라는 대사를 선보이며 국내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뿐만 아니다. '영웅본색'의 또 다른 히어로 故 장국영 역시 국내 광고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는 롯데제과의 '가나 초콜릿'이 제과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때. 이에 오리온제과가 장국영을 모델로 앞세워 '투유 초콜릿'을 론칭, 롯데제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가 등장하는 이 초콜릿 광고는 단시간에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이 인기에 힘입어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초콜릿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아시아의 인기 스타 유덕화(50)가 후속 광고를 선보이며 홍콩 스타들의 인기를 이어갔다.

▲국내 광고에 등장한 서양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소피마르소, 제시카 알바-이효리, 웬트워스 밀러/사진=캡처
▲국내 광고에 등장한 서양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소피마르소, 제시카 알바-이효리, 웬트워스 밀러/사진=캡처

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럽게 서양 스타들이 국내 광고에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1989년 프랑스의 대표 여배우 소피마르소(45)가 서양 스타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광고에 등장했다. 그는 화장품 '드봉' 광고를 통해 청순하면서도 도발적인 매력을 선보이며 국내 팬들을 매료시켰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서양 스타들의 국내 광고 출연은 더욱 빈번해졌다. 미국 드라마 '비버리힐즈의 아이들'의 여주인공 섀넌 도허티(40)가 '이지업' 화장품 광고를 촬영했고,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멕 라이언(50)도 '섹시 마일드'라는 국내 샴푸 광고에 출연했다. '원초적 섹시스타' 샤론 스톤(53) 역시 "강한 걸로 넣어주세요"라는 대사를 날리며 한화 이맥스 광고에 등장,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0년 이후에도 할리우드 스타들의 국내 광고 진출은 계속됐다. 제시카 알바(30)는 이효리(32)와 함께 '이자녹스' 화장품 광고를 찍어 섹시미 대결을 펼쳤고, 기네스 팰트로(39)는 혼혈 배우 다니엘 헤니(32)와 함께 빈폴 의류 광고를 선보였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39) 역시 국내 커피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comet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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