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 인턴기자] 가수의 무대를 완성하는 것은 화려한 무대의상도 완벽한 퍼포먼스도 아니다. 가수가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완벽히 소화하는 일이 훌륭한 무대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그러나 무대 위 가수들도 종종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순간적으로 가사를 잊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가사를 잊은 가수들은 당황해 노래를 얼버무리기도 다른 가사로 바꿔 부르기도 해 화제가 됐다. 일부 가수의 경우 실수를 막기 위해 손바닥에 써 둔 가사가 네티즌의 눈에 포착되기도 했다. 가사 실수에 관한 가수들의 에피소드를 모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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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를 잊어 당황하며 얼버무린 가수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브라이언, '포미닛' 현아, 'FT Island' 이홍기./사진=더팩트DB, 화면 캡처 |
◆ "당황해서 그만…" 가사 얼버무린 가수들
라이브 무대에서 가사를 잊는다는 것은 가수들에게 큰 당혹감을 안긴다. 가사를 잊은 많은 가수들이 순간 노래를 얼버무리게 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 10일 솔로곡 '사랑하다 끝났어'로 컴백 무대를 선보인 브라이언(30)은 1절 중반 부분을 부르다 가사를 잊어 웅얼댔다. 그는 다시 감정을 잡고 노래를 이어 갔지만 2절에서도 같은 파트의 가사를 놓치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컴백 첫 무대에서 여전한 가창력을 뽐낸 것까진 좋았지만 가사 실수가 오점으로 남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포미닛'의 현아(19)도 가사 실수에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오원빈(21)의 '사랑해 또 사랑해'의 피처링을 맡아 공동 무대를 선보인 현아는 랩을 하던 중 가사를 버벅대고 말았다. 현아는 전날 무대에서도 가사를 놓쳐 민망해 하며 웃음을 보였고 이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탄 바 있다. 잇따른 실수로 주목을 받은 현아는 속상해 무대 뒤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FT 아일랜드' 보컬 이홍기(21)도 비슷한 이유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MBC '가요대제전'에서 'Love Love Love(러브 러브 러브)'를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지만 후렴구의 가사를 틀리는 실수를 했다. 당황한 그는 노래를 멈추고 말았고 방송에서는 몇 초간 밴드의 연주 소리만 흘러나와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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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곡과 다른 가사로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된 가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소녀시대' 티파니, 제시카, '원투' 오창훈', f(x)' 설리./사진=더팩트DB |
◆ 원곡과 다른 가사 "너무 생각이 많다 보니…"
일부 가수들은 순간적으로 가사가 생각나지 않을 경우 다른 가사를 섞어 부르기도 한다. 가락은 반복되지만 가사는 구절마다 달라 순간적으로 헷갈려 실수하는 것이다. '소녀시대' 티파니(22)는 지난해 한 야외 공연에서 가사 실수를 저질렀다. 히트곡 'Gee'를 부르던 중 노래의 일부를 일어 가사로 부른 것. 그는 잘못된 가사로 노래를 부른 것을 알고는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민망해 했다.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 제시카(22)도 라이브 중 가사를 바꿔 노래를 불렀다. 지난해 한 가요 프로그램에서 '훗' 무대를 선보이던 그는 '다른 여자의 함정에 푹 빠졌다니'라는 가사를 '다른 남자의 함정에 푹 빠졌다니'로 잘못 불렀다. 많은 팬들은 제시카의 가사 실수를 두고 "남자 친구가 다른 남자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이냐"며 흥미로워 했다.
'f(x)' 설리(17)는 1절과 2절 가사를 혼합해 엉뚱한 가사를 창조해 냈다. '누 예삐오(Nu ABO)'로 활동한 당시 그는 2절 가사 '딱 세 번 싸워보기'를 1절의 '독창적 별명짓기'와 혼동해 '독창적 싸워'로 불러 시선을 집중시켰다. 설리의 실수에 'f(x)'의 다른 멤버인 엠버(19)까지 당황한 표정을 지어 화제가 됐다.
'원투'의 오창훈(35)은 노래 시작 전 지나치게 집중했다가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가사가 튀어나와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그는 '가슴으로 노래를 불러 시청자에게 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못된여자2'를 불렀다. '가슴'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꽉 찬 나머지 '너무 보고 싶다고'라는 가사를 '가슴 보고 싶다고'로 바꿔 부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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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가 적힌 손바닥이 카메라에 잡혀 곤욕을 치른 가수들. 옥주현(왼쪽)과 '동방신기' 유노윤호./사진= 화면 캡처 |
◆ "잊어버리는 것보다야…" 손에 적어놓기
일부 가수들은 가사를 잊는 실수에 대비한 비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갑자기 가사가 생각나지 않을 때 슬쩍 볼 수 있는 '커닝 페이퍼'가 대표적이다. 눈에 띌 수 있는 종이보단 손바닥에 가사를 쓰는 방법이 특히 자주 이용된다. 가수 옥주현(31)은 솔로곡 '난'으로 활동할 때 손바닥에 적은 가사가 카메라에 잡혀 곤욕을 치렀다. '난'은 옥주현이 직접 작사한 노래라 가사를 훔쳐 보는 장면이 더욱 논란이 됐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25) 역시 가사를 손바닥에 적고 무대에 서 시선을 끌었다. 사진 속 그는 손을 활짝 펴고 있어 깨알 같은 글씨가 적힌 손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프로 의식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다수는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이라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limakw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