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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음이 화제가 된 노홍철(왼쪽)과 김조한/사진=더팩트DB 및 캡쳐 |
[박소영 인턴기자] 연예인들의 말 한마디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늘 화젯거리다. 말실수나 거짓말 등 파장이 큰 말도 그렇지만 스타들의 발음만으로도 충분히 이슈가 된다. 과거 권상우(35)와 최지우(36)가 함께 출연한 드라마 '천국의 계단'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배우들의 발음은 인터넷상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최지우는 '송주오빠'를 '송두어빠'로, 권상우는 '정서야'를 '덩서야'로 발음하는 등 혀짧은 소리로 굴욕을 당했다.
이들 외에도 발음으로 화제를 모으거나 굴욕을 당한 스타는 많다. 'ㅅ' 발음이 안돼 폭소를 자아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색한 발음으로 '발연기'를 선보인 연기자들도 있다. 영어 발음도 마찬가지다. 원어민 못지않은 훌륭한 솜씨로 화제가 된 이들도 있고 반대로 굴욕의 영어 발음을 구사한 스타들도 있다. 해외 방송에서 한글 발음을 또박또박 하며 잘못된 발음을 지적한 개념 연예인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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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ㅅ' 발음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화제가 된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노홍철, 강풀, 최강창민/사진=더팩트DB 및 캡쳐 |
◆ 내겐 너무 어려운 'ㅅ' 발음?
노홍철(32)은 잘 알려진 대로 'ㅅ' 발음을 'th', 즉 번데기 발음으로 구사한다. '숲 속을 샅샅이'나 '시베리아 허스키' 등 시옷이 잔뜩 들어 있는 단어를 발음할 때는 'th' 발음이 홍수를 이룬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ㅅ발음의 저주'라고 칭하기도 했다. 노홍철의 'ㅅ' 발음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 코드로 이용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노홍철 덕분에 시옷 발음의 굴욕을 당한 이도 있다. 만화가 강풀(37)은 지난 1월 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번데기 발음을 선보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노홍철은 평소 친분이 있던 강풀에게 '숫사슴' 을 말해 보라고 부추겼고 강풀은 흔쾌히 이에 응했다. 하지만 노홍철 못지않은 'th발음'으로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강풀은 "노홍철을 만난 후에 내 혀가 짧은 것을 알게 됐다"고 멋쩍게 웃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23)은 데뷔 초 어색한 시옷 발음으로 눈길을 끌었다. 데뷔곡 '허그(HUG)'의 가사 중 '맛있는 우유'를 '마딛는 우유'로 불렀다. 시옷으로 발음해야 할 소리를 디귿으로 발음한 것이다. 당시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발음이 잘못됐다며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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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발음으로 화제가 된 스타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황정음, 엄지원 김조한, 박신양/사진=더팩트 DB 및 캡쳐 |
◆ 영어, 스타에겐 약이거나 독이거나
황정음(27)은 광고 속에서 세안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깨끗한 피부를 자랑하고 있다.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이지만 '뉴트로지나 딥클린 포밍 클렌저'라는 영어 제품명을 어색하게 발음해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김윤진, 이하늬 등 해당 브랜드의 이전 광고 모델들의 영어 발음이 매우 뛰어났던 탓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기존의 해외파 모델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듯하지만 발음이 거슬린다" 며 의욕이 부른 굴욕이라고 평했다. 또 황정음은 과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도 영어 과외 교사로 출연해 지나치게 굴린 영어 발음 설정으로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반면 완벽한 영어 발음을 구사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이도 있다. 배우 엄지원(34)은 드라마 '싸인'에서 검사로 출연해 외국인 용의자를 체포하는 장면에서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뽐냈다. 그는 10년 이상 꾸준히 영어 레슨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박신양(43)도 명품 영어 발음을 선보이며 화제를 일으켰다.
재미동포 R&B 가수인 김조한(38)은 영어 발음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원조격이다. 하지만 영어를 매우 잘하는 대신 한국어 발음이 좋지 않은 게 문제였다. 그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오랜 기간 미국 생활로 한글 발음이 부정확했다. 그가 '솔리드'로 활동할 때 부른 '이 밤의 끝을 잡고'의 가사 발음이 숱하게 패러디 됐을 정도다. '더 이상 초라하지 않게' 부분을 '드 이쌍 초라하지 않게'로 발음해 당시 많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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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방송에서 '김치' 발음을 정정한 송중기(왼쪽)와 세븐/사진=캡쳐 |
◆ "기무치? 아니죠. 김치! 맞습니다"
꽃미남 송중기(26)는 한 방송에서 외국인 종업원에게 한국어 발음을 바로잡도록 지도해 '개념 스타'가 된 적이 있다. 지난 2월 방송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도쿄 여행을 떠난 그는 한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송중기는 종업원에게 "김치 아리마쓰까?(김치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종업원은 "기무치 아리마쓰(김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때 그는 "No 기무치, '김치!'"라고 종업원의 발음을 정정했다.
비슷한 에피소드는 또 있다. 가수 세븐(27)은 과거 일본 활동 당시 한 방송에 출연해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출연자가 '기무치'라고 발음하자 세븐은 "기무치가 아니라, 김치"라고 정정했다. 이에 다른 일본인 출연자들도 세븐을 따라 '김치'로 발음해 국내 팬들의 박수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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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속에서 부정확한 발음으로 연기 논란을 일으킨 스타들.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은혜, 박정아, 박재정/사진=더팩트DB |
◆ 어색한 발음으로 '발연기' 굴욕
최근 시청률 40%를 넘기며 국민 드라마로 올라선 KBS 2TV '웃어라 동해야'의 박정아(30)는 드라마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다. 시청자 게시판에 연일 그의 발음과 연기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극중 아나운서로 등장하는 그이기에 팬들의 질타는 더욱 거세다. 네티즌들은 "유능한 아나운서가 이렇게 발음이 어색할 수가 있냐"며 "된소리 발음도 어색한 박정아 때문에 극에 몰입이 안 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윤은혜(27) 역시 작품마다 부정확한 발음으로 연기력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2009년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는 더욱 거센 비난을 받았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크나큰 성공 이후 작품이라 기대치가 높았던 팬들에게 극 흐름을 방해하는 윤은혜의 발음은 실망감을 안겼다. 당시 그는 "발음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울먹이며 해명하기도 했다.
배우 박재정(31)은 '발호세'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지니고 있다. 과거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그는 부정확하고 어색한 발음과 발성으로 연일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어눌한 발음으로 대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네티즌들로부터 "발로 연기하는 호세(극 중 이름)"라며 질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