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방아' 오른 연예인, 복귀 시기도 천차만별
  • 박소영 기자
  • 입력: 2011.03.22 14:59 / 수정: 2011.03.22 14:59
▲물의를 빚어 자숙의 시간을 갖고 복귀한 연예인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상우, 김지수, 황수정, 주지훈, 강인, 김상혁/사진=더팩트DB
▲물의를 빚어 자숙의 시간을 갖고 복귀한 연예인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상우, 김지수, 황수정, 주지훈, 강인, 김상혁/사진=더팩트DB

[박소영 인턴기자] '이젠 복귀해도 될까요?'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방송복귀는 늘 뜨거운 감자다. 몇 년 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브라운관을 떠나있던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몇 개월 만에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별다른 자숙 기간 없이 사과 한 마디 던지고 바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고 군대로 도피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일 KBS-2TV '개그콘서트' 무대 위에 개그맨 박성호(37)가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음주운전으로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진 지 5개월 만이다. 일부 팬들은 "오랜만에 보는데도 개그 감이 살아 있다"며 반겼지만 "중죄를 저질러 놓고 슬금슬금 나온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없지 않았다.

입방아에 오른 스타들이 활동을 복귀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0년이었다. 특별한 자숙 기간 없이 바로 얼굴을 내민 스타도 있었다.

▲일정한 자숙 기간 없이 바로 드라마에 출연한 권상우(왼쪽)와 김지수  사진=더팩트DB
▲일정한 자숙 기간 없이 바로 드라마에 출연한 권상우(왼쪽)와 김지수
사진=더팩트DB

◆ 자숙 기간? 그런 거 없어요

배우 권상우(35)는 지난해 6월 뺑소니 사고를 냈다. 강남의 한 골목길에서 주차된 승용차와 경찰차를 잇달아 들이받은 후 차를 버리고 달아난 것이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자숙의 시간 없이 곧바로 SBS 드라마 '대물'의 촬영을 시작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비록 권상우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일련의 사고로 인해 피해를 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팬들은 냉담했다. 비슷한 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자숙한 것과 다른 행보라 일부 네티즌들은 드라마 시청 거부의 뜻까지 밝힌 바 있다.

배우 김지수(39)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지난해 10월 음주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사고 3일 만에 공식 사과했지만 팬들의 실망은 컸다.

당시 네티즌들은 김지수의 드라마 하차를 요구했지만 제작진은 "배우들에게 종교인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할 순 없다"며 "김지수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성원 부탁드린다"고 감쌌다. 결국 김지수는 별다른 자숙 기간 없이 바로 촬영에 임해 현재까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입대를 통해 자숙의 뜻을 밝힌 강인(왼쪽)과 주지훈/사진=더팩트DB
▲입대를 통해 자숙의 뜻을 밝힌 강인(왼쪽)과 주지훈/사진=더팩트DB

◆ "군대에서 더 자숙하겠습니다"

'슈퍼주니어'의 강인(26)은 지난 2009년 9월 논현동 술집에서 손님 2명과 싸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어 10월에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잇따른 사건·사고로 네티즌들의 맹비난을 받은 강인은 '슈퍼주니어' 활동을 중단하고 2010년 7월 현역 입대했다.

당시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터라 무대 위에 설 수 없다던 그는 "군대를 다녀온 뒤 멤버들과 꼭 같이 활동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배우 주지훈(29)은 마약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사건이 불거진 후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그는 "선처해 주시면 현역으로 입대해 자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대 전까지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이행하며 자택에서 자숙한 그는 지난해 2월 입대했다.

▲일정기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복귀한 김준호(왼쪽)와 김상혁/사진=더팩트DB
▲일정기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복귀한 김준호(왼쪽)와 김상혁/사진=더팩트DB

◆ '이 정도면 충분한가요'

지난 2009년 8월 해외 원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개그맨 김준호(36)는 9개월 자숙한 뒤 안방에 복귀했다. 당시 도박 개그맨 K로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았던 그는 자신이 출연했던 KBS-2TV '개그콘서트-씁쓸한 인생'에 깜짝 등장해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적절한 시기에 센스있게 등장했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복귀 시기가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음주운전과 뺑소니로 물의를 빚은 가수 김상혁(28)은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클릭비' 출신으로 방송 3사 예능의 중심으로 맹활약했던 그는 사고를 낸 2005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긴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복귀 전부터 수 차례 방송출연을 시도했지만 네티즌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시기상조라는 판단한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쇼핑몰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자숙의 시간을 거친 뒤 조심스레 얼굴을 내밀었다.

▲오랜 기간 자숙의 시간을 가진 오현경(왼쪽)과 황수정/사진=더팩트DB
▲오랜 기간 자숙의 시간을 가진 오현경(왼쪽)과 황수정/사진=더팩트DB

◆ 女 스타에게 더욱 가혹한 잣대?

여자 스타이 물의를 일으킨 후 복귀하는 것은 남자 스타보다 힘겨워 보인다. 배우 오현경(41)은 지난 1998년 사생활이 담긴 비디오가 유포되면서 암흑기를 가졌다. "여배우로서 수치"라며 팬들은 그를 외면했고 그는 연예계를 떠났다.

오현경은 이로부터 무려 10년이 흐른 지난 2008년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을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당시 제작발표회에서 "복귀까지 10년이 걸린 것은 반성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었다. 이젠 충분하다는 생각해 용기를 내 컴백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1년 11월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연예계를 떠난 배우 황수정(39)은 6년 만인 지난 2007년 SBS 드라마 '소금인형'으로 복귀를 꾀했다. 당시 SBS의 한 관계자는 "그의 컴백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급변하는 연예계에서 5년이면 반성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시간이라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시청률도 저조했다. 흥행에 실패한 뒤 여러 드라마와 영화로 재기하고자 했지만 지금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 팬은 "워낙 단아한 이미지였기 때문에 팬들의 배신감은 컸다"며 "아직도 그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met568@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