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원 vs 엘프, 드림콘 좌석 놓고 충돌…"집안싸움 된 자리싸움"
[ 이현경기자]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하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팬클럽 간에 균열이 생겼다. 원인은 '2010 드림 콘서트' 좌석배정. 소녀시대 공식 팬클럽인 '소원(SONE)'과 슈퍼주니어 공식 팬클럽인 '엘프(E.L.F)'가 좌석 규모에 불만을 갖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건은 각 팬클럽 공식 홈페이지에 드림콘서트 좌석 배분 공지가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공지사항은 SM가수 지정 구역 총 14개 중 '소시팬'이 A·B 2구역을, '슈주팬'은 G~P까지 8구역에 대해 예매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예상보다 적은 좌석에 소시팬이 항의를 시작했다.
이후 드림 콘서트 측은 이 의견을 수렴해 C구역까지 총 3구역으로 응원 좌석을 넓혔다. 그럼에도 '소원' 측은 팬규모와 비교해 좌석에 불만을 제기했고, 소시 팬카페 중 하나인 '화수은화'에 슈주 지정석인 'L~P' 구역을 예매하라는 임의 공지를 띄워 '슈주팬'과 마찰을 빚고 있다.
사실 '드림콘서트'에서 이같이 좌석을 둘러싼 팬클럽 간의 문제는 비일비재하게 벌어져왔다. 하지만 '소원'과 '엘프'처럼 같은 소속사 식구끼리 대립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팬들의 분노와 안타까움은 더하고 있고, 소속사와 드림콘서트 측도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소원'과 '엘프'로 대표되는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두 팬클럽 사이의 대립 상황과 근본적인 원인, 그 해법을 살펴봤다.

◆ 소원 "불가피한 선택" VS 엘프 "좌석 침범, 이기적 처사"
우선 소시 팬들은 응원석 3구역 배정이 팬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소원' 측은 "요즘 대세는 누가 봐도 소녀시대가 틀림없다. 그런데도 응원 좌석 규모가 슈퍼주니어의 3분의 1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면서 "슈퍼 주니어의 지정석인 L,M,N,P에 대해 소시 팬클럽 회원들이 좌석 예매공지를 띄운 것은 불합리한 좌석 배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엘프' 측은 팬클럽 규모나 동원력을 들어 '소원'의 결정은 자리침범이라는 반응이다. '엘프'의 한 팬은 "슈퍼주니어는 지난해 드림콘서트 때도 자리가 부족했다. 해외 팬들은 비행기 표까지 끊어 놓고도 오지 못했는데, 정해진 구역대로 예매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소원'의 독자적인 행동은 지난 10여년간 모든 팬덤이 지켜왔던 규칙을 무시한 이기적인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팽팽히 맞섰다.
이렇듯 좌석 확보 전쟁으로 시작된 두 팬클럽 간의 기싸움은 현재 상호 비방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상대 팬클럽에 대한 비방글은 물론이고, 해당 그룹의 멤버들에 대한 비하글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가족임을 자랑하며 서로를 응원하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모기와 호랑이'를 빗대 "작은 일에 반응하지 말라"는 당부를 전하자 소시 팬들은 "이 글은 누가봐도 소녀시대 팬들을 '모기'에 비유하고 무시한 것"이라 해석하고, 소속사 차원의 내부징계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갈등은 더 깊어졌다.

◆ 반복된 팬클 자리싸움…가요계 "예고된 문제?"
이번 소녀시대와 슈퍼 주니어 팬클럽 간의 좌석 싸움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은 이미 예고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드림 콘서트'의 규모와가 줄어들고, 티켓이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면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팬클럽 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다는 것.
실제 '드림콘서트'는 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된 이후 최대규모의 가요축제로 각광 받았다. 하지만 2009년부터 장소가 잠실 주경기장에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옮겨진 이후 최대 5만명이던 관객 수가 4만명으로 줄면서 좌석을 확보하기 위한 팬들간의 경쟁이 심화됐다.
또한 무료로 배포되던 콘서트 티켓이 유료로 전환 된 것도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드림콘서트' 티켓은 지난 2009년부터 유료로 전환돼 인터넷 선예약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무료로 배포될 당시 팬클럽끼리 의논해 구역을 나눠 앉던 나름의 규칙은 이 때부터 무너졌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바뀐 환경을 고려했고, 팬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주최 측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와 협의해 SM 좌석수를 배정 받았다. 그리고 그 구역 내에서 작년 대비 관객수를 고려해 각 팬클럽의 좌석을 나눴다"라며 배분 기준을 설명했다.
이어 "팬들의 편의를 위해서 좌석 배분에 대해 공지는 했지만, 콘서트가 유료로 바뀐 상황에서 '어떤 구역 중심으로 예매하라'는 제안은 일종의 가이드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 각 팬클럽간에 원만한 합의를 통해 좌석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 팬클럽 충돌 가능성…"해결방안은 없나?"
지난 22일 상호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드림콘서트' 예매은 시작됐고, 좌석은 1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다. 특히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팬클럽 모두가 L, M, N, P 구역을 예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에서 두 팬클럽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이미 한편에서는 상대 그룹의 공연에 침묵시위를 벌이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엘프' 측도 좌석 침범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벌써부터 인터넷 상에서는 이를 놓고 각 팬클럽 간에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결국 사건의 해결 열쇠는 두 팬클럽 회원들이 지니고 있다. 예매가 끝난 상황이라 현재는 '드림 콘서트' 자체의 구조적 모순이나, 소속사의 배분 기준을 바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팬들은 "가수들도 우리가 싸우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보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연제협 측 관계자 역시 "총 20개의 팀이 출연하기 때문에 모든 팬클럽의 요청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팬클럽 간에 서로간 질서있는 움직임과 배려를 통해 원만한 진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좌석배분에 대해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팬들에 대한 이해와 양보를 부탁했다.
이제 남은 것은 구조적인 문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좌석 배분을 둘러싸고, 드림콘서트의 팬클럽 간 충돌은 매년 있어왔다. 이제는 주최측에서 모두가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좌석 배분 기준을 세우고, 소속사 측에서 도와 향후 불거진 문제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글=이현경기자, 사진=이승훈·이호준·송지원기자,사진제공= 스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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