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철학 설명부터 신작 소개까지

[더팩트|부산=박지윤 기자] 세계적인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그의 아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빛내고 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부자지간이자 동료로서 서로에게 무한한 응원과 이유 있는 신뢰를 보여줬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그의 아들 호나스 쿠아론의 기자회견이 8일 오전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진행됐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부산에 와서 너무 좋고 여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문을 열며 취재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이 투 마마'(2001)로 2001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로마'(2018)로 2018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세계 영화계의 정점에 이름을 새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다. 또한 그는 '그래비티'(2013)와 '로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차례나 거머쥐며 동시대에 신화적인 기록을 새겨 넣는 쾌거를 거뒀다.
그리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관객들에게 첫인사를 건넸고 자신의 대표작 '그래비티' 아이맥스 상영 후 스페셜 토크를 진행했다. 이후 별도의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며 여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먼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자신의 작품 철학을 밝혔다. 그는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시네필이었고 지금도 관객이 되는 순간이 있다"며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데 때때로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래서 항상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가, 내가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함께 부산을 찾은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그의 아들이자 '그래비티' 각본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후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디시에르토'(2015) '내 친구 추파카브라'(2023) 등을 연출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했고 '가바초 챔피언'을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섹션에 이름을 올렸다.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신작에 관해 "영감을 많이 준 프로젝트다. 보통 이민자 이야기와 달리 이민자의 모습과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고난 역경 폭력도 있지만 그들이 잘하고 싶다는 열망 꿈 사랑과 같은 시적인 부분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아들과 함께 많은 영화를 봤지만 그가 감독이 되는 것은 반대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와 관련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세상을 보는 넓은 눈을 가지길 바랐다. 삶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며 "제가 먼저 감독의 길을 걸어보니 실패하고 꿈이 짓밟히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 순간이 반복되더라. 어쩌면 아버지로서 아들이 이런 마음을 겪지 않기를 원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호나스 쿠아론은 관객을 중요시하는 감독이다. 주제에 포커스를 맞추는 영화를 만드는데 이걸 시각화하는 데 탁월하다.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갖고 감독으로서 나아가고 있다. 내 영화에도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들은 호나스 쿠아론은 "아버지 덕분에 내 삶에 항상 영화가 있었고 이게 자연스럽게 흡수가 됐다. 어릴 때 클래식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찾게 됐고 그게 '그래비티'로 이어지게 됐다"며 "아버지가 내 모든 것의 자양분이 됐고 내 원칙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아버지는 영화를 공부하지 않기를 바라서 처음에는 영화 대신 사진에 집중했다. 프랑스 영화의 스틸을 촬영하기도 했지만 결국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영화감독을 하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특히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녹여내고 싶은 요소를 한국영화에서 찾기도 한다고. '괴물' '기생충' '호프' '어쩔수가없다' 등을 언급한 그는 "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관객과 연결성을 가져가면서 주제 의식이 확고하고 유머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장르라는 장치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고 유머를 녹여낸 부분이 돋보이는 한국 작품이 많아서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두 사람의 차기작에 대한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가바초 챔피언'을 막 끝낸 호나스 쿠아론 감독은 "이번 작품은 관객과 연결된 영화라고 생각해서 소통하고 싶다. 지금 여러 가지 가능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접근 방식을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조심스럽게 말해보자면 (호나스 쿠아론이) 천천히 쓰고 있는 호러 이야기가 있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영화의전당 및 부산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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