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관객들과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함께하길"

[더팩트|박지윤 기자] 전 세계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드디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장대한 프로젝트인 '오디세이'로 오직 극장에서 만끽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며 국내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를 마쳤다.
영화 '오디세이'(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비롯해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와 배우 멧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이 참석해 국내 취재진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디세이'는 '트로이의 목마'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이자 지혜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전쟁 이후 아내가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겪는 미지의 세계 속 고된 여정을 그린다.

그동안 영화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 등으로 누적 관객 수 약 3600만 명을 기록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에 고대 그리스 신화의 정수로 꼽히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압도적인 스케일과 서사로 담아내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장대한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번 작품 개봉을 앞두고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인터스텔라' 때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다. 그때 한국 관객들이 영화를 좋아했고 극장에서 오랫동안 상영한 걸로 알고 있다. 제가 가본 적 없는 국가의 사람들이 제 영화를 좋아한다는 건 신기하고 기분 좋은 일이라서 꼭 제 영화를 갖고 오고 싶었다"며 "그래서 '테넷' 때 오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오지 못했다. 드디어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 작품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IMAX 촬영 신기술과 함께 총 91일간의 촬영 기간 동안 약 609km에 달하는 필름을 사용하면서 작품 중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화 사상 최초의 시도로 극장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작품으로 알려준다.
그는 "극장은 관객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카메라를 통해 1인칭 시점으로 보고 있음에도 극장에 있는 다른 관객들과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지 않나.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독특한 매체"라며 "'오디세이'를 만들 때 관객들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한다고 생각했다. 그와 함께 배를 타고 산에 오르고 동굴에 들어가는 등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찍었으니까 이러한 여정을 극장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체험하길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맷 데이먼은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목마' 계략으로 승리를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2016년 '제이슨 본'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이렇게나 시간이 지났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한국에 다시 오게 돼 너무 기쁘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특히 맷 데이먼은 '인터스텔라'와 '오펜하이머'에 이어 또 한 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협업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끈 그는 단순히 전쟁의 영웅으로서만 존재하지 않고 그 이면에 죄책감과 트라우마 그리고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오디세우스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에 맷 데이먼은 "감독님께서 저에게 이걸 맡기고 싶다고 전화를 하셨을 때 저에게 최고의 기회이자 커리어 중 최고의 경험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감독님과의 작업은 훌륭했고 이번에도 희망했던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영화 전체를 IMAX로 찍는 게 최초였는데 엄청났다. 작품을 위해 헌신하는 수백 명의 스태프들과 함께해서 즐거웠고 영광이었다. 이번 작업은 정말 힘들었지만 즐거웠고 제가 바랐던 어떠한 것들보다 위대한 경험이었다. 감독님이 차기작도 불러주면 당연히 예스"라고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샤를리즈 테론은 오디세우스를 자신의 섬에 붙잡아 두는 신비로운 존재 칼립소로 분해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마찬가지로 영화 홍보를 위해 공식적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사실 몇 달 전에 딸과 함께 한국에 놀러 왔었다. K문화를 너무 사랑하고 여기 있는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한다. '오디세이'로 다시 한국에 올 수 있게 돼서 좋다"고 운을 뗐다.
이어 샤를리즈 테론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는 굉장히 일관성이 있는 분이다. 너무 떨리는 마음으로 후반부에 합류했는데 감독님께서 마치 독립영화의 현장처럼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영화의 스케일이 장대해서 친근하게 작업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샤를리즈 테론은 자세하게 적힌 대본을 언급하며 자신이 연기한 칼립소를 만들어간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대본을 보면 감독님이 저희에게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는 칼립소가 일차원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인간적으로 바라보셨다. 사람 냄새가 나고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서 재밌었다. 감독님을 믿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는 허리에 노리개를 착용한 채 포토타임에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저희가 어제 아주 멋진 저녁을 먹었고 유니버설 코리아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한국의 전통 장신구라고 들었고 영광스럽게 받아서 착용했다"며 "너무 예쁘다. 특히 '오디세이' 테마와 잘 맞아떨어져서 더 아름답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이들은 지난 1일 입국해 한국을 미리 만끽한 경험을 공유했다. 우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익선동 거리를 찾아 소금빵을 맛보고 로컬 카페에 방문해 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등 평범한 일상을 만끽했다고. 그는 "한강을 따라서 걸었는데 너무 아름다웠고 굉장히 더웠다. 소금빵은 아주 맛있었다. 팬들도 환대해 줘서 좋았다. 정말 대단한 도시인 것 같다. 더 잘 즐기고 싶다"고 회상했다.
또한 맷 데이먼은 키움 히어로즈의 홈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야구 에이전트인 친구가 있는데 그가 담당하는 선수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어서 다녀왔다. 두 팀이 각자 응원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안 한다. 에너지와 팬심이 엄청 대단하더라. 같은 스포츠이지만 응원하는 방식이 달라서 너무 흥미로웠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이렇게 국내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이들은 오는 4일 진행되는 레드카펫을 통해 국내 팬들과 직접 만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끝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 이야기를 모르는 분들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까 재밌게 모험하시길 바란다"고, 맷 데이먼은 "자신이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따라서 영화가 주는 울림이 다를 것 같다. 풍부한 주제를 공감해 달라"고, 샤를리즈 테론은 "영화를 보고 각기 다른 의견을 나누셨으면 좋겠다"고,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는 "극장은 사람들과 유대감을 경험하는 집단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의 많은 분이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오디세이'는 오는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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