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호프' 조인성의 존재감…낯설어서 더 새로운 얼굴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6.07.23 10:00 / 수정: 2026.07.23 10:00
마을을 덮친 존재를 찾기 위해 산속으로 향하는 성기 役 맡아 열연
고난도 액션 시퀀스 완벽 소화…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조인성이 영화 호프에서 성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성기는 잡다하지만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이자 마을을 덮친 존재를 찾기 위해 직접 산속으로 향하는 인물이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의 언론시사 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조인성의 모습./남윤호 기자
조인성이 영화 '호프'에서 성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성기는 잡다하지만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이자 마을을 덮친 존재를 찾기 위해 직접 산속으로 향하는 인물이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의 언론시사 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조인성의 모습./남윤호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데뷔 29년 차에 새로운 얼굴을 꺼내고 몸을 갈아 넣은 열연을 펼친 '호프'의 조인성이다. 작품을 향한 평가는 역대급으로 호불호가 나뉘고 있지만, 그의 활약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인성은 지난 15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에서 잡다하지만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이자 마을을 덮친 존재를 찾기 위해 직접 산속으로 향하는 성기 역을 맡아 황정민, 정호연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

작품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성기는 범석과 함께 차를 타고 소가 죽어있는 차도로 출동하면서 첫 장면을 책임지는 캐릭터다. 이어 약 60분간 쫓던 미지의 존재인 외계인을 마침내 마주한 범석의 사투가 끝난 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그는 친구들과 함께 대수롭지 않게 숲속을 둘러보다가 우주선과 또 다른 외계인을 발견하고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이를 연기한 조인성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빈티지한 디자인과 과감한 색감이 돋보이는 의상에 모자 등을 매치해 지금껏 본 적 없는 거칠고 투박한 외적 비주얼을 완성하며 등장과 동시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인성은 고난도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하고 인물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조인성은 고난도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하고 인물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후 작품의 중후반부를 책임지는 그의 존재감은 광활한 숲과 아스팔트를 넘나드는 대규모 액션 시퀀스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조인성은 큰 키와 긴 팔다리 등 타고난 피지컬을 적극 활용하면서 말을 타고 거침없이 질주하고 장총을 시원하게 쏘아대는가 하면, 말을 타고 외계인으로부터 도망치다가 목숨을 걸고 달리는 차로 넘어간 후에 창문에 걸터앉아 목표물을 정조준하면서 매 순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엇보다 이 같은 고난도 장면을 거의 다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감탄을 자아낸다. 당시 무릎 수술로 인해 무리한 동작을 피해야 하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 매주 2~3번씩 승마 연습을 하며 장면의 완성도를 한껏 높인 것.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주연의 책임을 온전히 다한 그는 역동적이고 속도감 넘치는 추격전과 총격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작품의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조인성의 활약은 액션신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초월적인 존재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마을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끝까지 맞서는 의지와 본능이 뒤엉킨 복잡다단한 내면을 촘촘하게 쌓아 올리며 호포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이자 사냥꾼 그 자체로 존재했다.

몸을 내던지는 액션만큼이나 이에 반응하는 리액션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 조인성이다. 눈빛과 표정, 호흡에 미세한 변주를 더한 그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격하게 몰아치지만 참아야 하는 숨소리와 마베이요(마이클 패스벤더 분)를 마주한 직후 목에 소름이 돋는 등의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극한의 공포에 처한 인물의 본능적인 감각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여기에 조인성은 외계인을 피해 달아나다 절체절명 위기에 놓인 순간 백마를 탄 어촌계 형님으로부터 구해지는 가장 시네마틱한 순간을 완성했고, 본격적인 탐색에 나서기 전에 잔뜩 긴장한 채로 주먹밥과 총각김치를 우걱우걱 씹어 먹는 등 뜻밖의 명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등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이렇게 조인성이 열연을 펼친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국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렇게 조인성이 열연을 펼친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국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앞서 '호프'는 그동안 '추격자' '황해' '곡성' 등을 통해 완성도 높은 미장센과 독창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이라는 대체 불가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제작 단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작품은 제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베일을 벗은 '호프'는 개봉 첫날 33만 3988명으로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개봉 3일째 100만 명을, 5일째 200만 명을 돌파로 올해 최단 기록을 경신하는 적수 없는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다.

다만 영화를 본 이들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압도적인 영상미와 액션 시퀀스를 장착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이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극강의 시네마틱 체험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후기를 남기는 관객들이 있는가 하면, 다소 낮은 CG 퀄리티와 긴 러닝타임에 비해 빈약한 이야기 등에 아쉬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도 있는 것.

이 가운데 나홍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면서 새로운 얼굴을 꺼낸 조인성의 대체 불가한 존재감만큼은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약 28년 동안 쌓아온 내공은 물론이고 "스스로의 만족은 하등 쓸모가 없고 보는 사람들의 만족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배우 조인성의 익숙한 이미지를 지우고 오롯이 극의 인물로서 존재하려는 그의 치열한 도전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다.

지난 2월 개봉한 '휴민트'(감독 류승완)를 시작으로 '호프'에 이어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까지, 누구보다 바쁘게 2026년을 보내고 있는 조인성이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연기 변주를 꾀하면서 낯설어서 더 반가운 얼굴로 기분 좋은 충격을 안기고 있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