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아이돌 2막③] "얼마나 공감하고 이입하게 만드느냐 싸움"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6.03.04 00:00 / 수정: 2026.03.04 00:00
오는 4월 데뷔 1주년..3월 11일 첫 미니 앨범 발매
"기술만으로 되지 않아…진심이 중요"
스킨즈는 지난해 4월 데뷔 후 두 장의 싱글을 냈고 오는 3월 11일 첫 미니 앨범을 발매한다. /브릿지엔터
스킨즈는 지난해 4월 데뷔 후 두 장의 싱글을 냈고 오는 3월 11일 첫 미니 앨범을 발매한다. /브릿지엔터

2021년 광고계에 가상 인간 로지가 등장해 열풍이 불었고 이는 음악 시장에도 닿아 버추얼 아이돌이 여럿 탄생했다.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속에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는 듯 했지만, 판도가 또 달라졌다. 2026년은 버추얼 아이돌 2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와 지금, 뭐가 달라졌을까.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한동안 숨고르기를 한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다시 분주하게 돌아간다. 앞선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흥망과 시행착오를 지켜본 제작자들은 버추얼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했다. 특히 오는 4월 데뷔 1주년을 맞는 7인조 버추얼 보이그룹 스킨즈(SKINZ)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버추얼 시장이 다시 움직이는 요인으로는 플레이브의 대성공과 AI 기술 발전이 꼽힌다. 플레이브는 팬덤의 척도인 앨범 판매량에서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고 음원 파워도 상당하다. 이들이 버추얼 아이돌로서 개척한 성공 방식은 많은 제작자들에게 중요한 로드맵이 됐다. 여기에 청자들과 거리감을 좁힐 기술의 발전으로 접근성이 더 좋아졌다.

스킨즈 멤버 권이랑은 지난 1월부터 인기리에 방송 중인 Mnet '쇼미더머니12'에서 예선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준수한 랩 실력과 몸짓은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구현돼 놀라움을 안겼다. 사전 제작이 필요 없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이는 팬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열쇠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스킨즈 제작을 총괄하는 오경선 브릿지엔터 본부장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걸 구현하는 속도가 올라 왔다"며 "테스트를 거치면서 딜레이 없이 실시간 구현이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다. 버추얼이라는 틀을 깨부수고 진정성 있게 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했을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오 본부장의 말처럼 AI 기술의 발전은 변화가 아니라 속도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콘텐츠 사전 제작을 통해야 했다면 이젠 실시간으로 무대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팬과의 소통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스킨즈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버추얼 아이돌의 난제인 '정서적 유대감'에 포커스를 맞췄다.

"버추얼 아티스트가 많이 없어졌어요. 그 과정을 보면서 생각한 건 기술 비용이 어마어마한테 실질적으로 아웃풋이 안 나온다는 거였어요.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과 소비하고 소통해야 하는 부분에서 부재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저 역시 '과연 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었고 가능성을 보고 판단해야 했는데 그걸 본 거죠."

"버추얼이지만 자아가 있고 정체성이 이어지면서 팬들과 계속해서 호흡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스킨즈의 방향성을 잡았어요. 버추얼이라는 본질을 봤을 때 실제 아이돌이 할 수 없는 영역에서 뭔가를 해나가는 재미 요소가 있는데 그걸 해나가는 동시에 버추얼의 한계에서 벗어나서 음악과 진정성으로 다가가려고 해요."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결국은 사람의 온기가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 본부장의 최우선 가치다.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지만, 피부를 의미하는 스킨(skin)을 팀명에 차용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스킨즈는 지난달 4일 첫 번째 미니 앨범의 선공개곡 WHY U MAD를 발표했다. 사진은 뮤직비디오 속 메가 크루 군무 신. /브릿지엔터
스킨즈는 지난달 4일 첫 번째 미니 앨범의 선공개곡 'WHY U MAD'를 발표했다. 사진은 뮤직비디오 속 메가 크루 군무 신. /브릿지엔터

"이 친구들이 버추얼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보여지는 것일 뿐, 기존의 아이돌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버추얼을 떠나 팬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여지는 부분의 한계에 치중하지 않고 보는 이로 하여금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고 그렇게 임하고 있습니다.(웃음)"

스킨즈의 세계관은 흥미롭지만 방대해서 짧게 요약하긴 어렵다. 다만 '본질'을 같이 보고 언젠가는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시공간을 초월해서든 닿을 수 있다는 '휴먼 터치'를 지향한다.

"이전에 많은 버추얼 그룹들이 버추얼이라는 형식에 집중했던 거 같아요. 기술은 발전할 거고 실시간 소통이 많아질 거다. 그럴 때의 호흡이 승부처가 아닌가 생각해요. 음악과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결국은 얼마나 버추얼 아이돌에 공감하고 이입하게 만드느냐의 싸움일 거 같아요."

"시간과 돈과 기획자의 노력이 들어가면 해볼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해요. 버추얼 아이돌이라서 못한 걸 플레이브가 많이 했잖아요. 기존의 K팝 아이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버추얼이 따라가는 추세였는데 이제 동일선상에 왔다고 봐요. 여기에 무한한 IP 확장성이 더해지는 거니까 할 수 있는 게 많죠."

스킨즈(도빈 다엘 권이랑 핀 재온 태오 율)는 지난해 4월 싱글 'YOUNG & LOUD(영 앤 라우드)'로 데뷔했고 11월 '돌아오는 길'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4일 첫 번째 미니 앨범의 선공개곡 'WHY U MAD(와이 유 매드)'를 공개했다.

'WHY U MAD'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면의 본질이 분리된 사회 속에서, 왜곡된 시선과 편견에 맞서는 존재들의 태도를 담고 있다. 또한 자기 방식으로 끝까지 단단하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스킨즈의 첫 번째 선언은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서사적 스토리에 있어 기대감을 더한다.

특히 'WHY U MAD'는 음악 장르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에서도 스킨즈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준 'WILDCORE(와일드코어)'를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미니 앨범으로 세계관의 본격적인 출발점을 예고한 스킨즈는 이 곡으로 그 초석을 놨다.

"멤버들이 작사 작곡 제작이 가능해요. 본인들 이야기를 직접 승화시킬 수 있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아티스트예요. 3월 11일 미니 앨범이 나오는데 그 앨범이 진정한 의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부터 단계적으로 나아가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야죠. 너무 늦지 않게 팬들에게 다가가는 게 목표예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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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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